노들아 안녕
그동안 없었던 수많은
질문과 느낌표가 생기다
양지연
안녕하세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서비스지원팀 활동지원 코디 양지연입니다.
지난 7월 친구들에게 취업 사실을 알렸고 소위 ‘장판’에서 오랫동안 있었던 친구는,
‘니가 장판에, 그것도 노란들판 쪽으로 갈 줄은 몰랐다.’며 긴 흰 생머리 교장 쌤의 전설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심상치 않은 곳에 들어왔음을 직감했고,
면접 때 간혹 집회와 시위에 참석할 수 있다고 생글거리던 그 말이 실상은 생각보다 꽤 자주이며 꽃피는 봄과 단풍 지는 가을을 피해 뙤약볕과 매서운 추위 속에서 “투쟁”을 외쳐야 한다는 것 역시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왜 이런 극한의 투쟁이 이어져야 하는지 신입교육과 열사 교육을 통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그동안은 없었던 수많은 질문과 느낌표가 생겨났습니다.
마치 정신개조를 당한다는 느낌도 없잖아 있지만 활동지원 코디로서 이용자를 대하는 마음이나 이용자와 활동지원사 간 입장 차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부양의무제로 수급권을 잃을 수도 있다는 보호자의 하소연에 왜 부양의무제가 불합리한 제도이며 또 다른 복지 사각지대를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사회복지를 한다고 했지만,
그동안 사회의 복지에 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문제의식이 있었던가를 되돌아보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이용자의 가족들이 들려주는 진솔한 이야기와 안타까운 사연도 내 일처럼 듣게 되었으며 사회가 가져다준 장애에 분이 나고 함께 속상해하다 보니 어느덧 5개월 차가 넘어갑니다.
회사생활은 즐겁습니다. 정말입니다.
처음 하는 업무에 실수도 많지만 (뒤에서 짜증을 내셔도) 괜찮다며 웃어주시는 소장님과 늘 묵묵히 자신의 할 바를 다 하시며 솔선수범하시는 국장님 이하 팀장님들의 도움,
늘 당이 떨어질 때마다 간식으로 후원해 주는 동료들 덕분에 지금까지 잘 버텨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일을 하며 주어지는 질문들에 답을 찾아가며 성실하고 열정적인 활동가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