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가을 124호 - [동네한바퀴] 성숨통을 틔우는 해방운동, DxE / 은영

by 노들 posted Feb 0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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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 바퀴]

숨통을 틔우는 해방운동, DxE

동물권 직접행동 DxE 은영 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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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식육코너 앞에서 ‘음식이 아니라 폭력이 다’라는 구호를 외치는 이들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영상을 보는 데도 마음이 떨리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정말 대단하다, 하지만 나는 못할 것 같 다 라는 생각이 이어서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도 로에 기습적으로 들어가 차들의 이동을 막고 구호를 외치는 우리가 해온 활동과 닮아있었습니다. 그 도 로 위에서 저는 매번 심장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못 해먹겠다, 너무 힘들어 라는 생각은 너무 자주 들었 고요. 저는 그런 두려움과 떨림 그리고 일종의 좌절 감 속에서 두 운동을 봅니다.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 단단한 문화와 질서를 상대로 싸움을 걸고 무너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그래서인지 그런 존재만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수 있다는 생 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노들은 홍은전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DxE 라는 단체와 이렇게 저렇게 만나고 있습니다. 노들이 DxE에 모임공간을 내주기도 하고, DxE 활동가들 이 근로지원인이 되어 일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조 금씩 알아가는, DxE를 가을호에서 소개하려고 합니 다. DxE의 활동가 은영 님에게 DxE 소개를 부탁했 습니다. _편집자

 

 

 

1. 요즘 노들에 자주 오신다고 들었는데, 어떤 일로 오시나요?

 

  주로 노들에서 열리는 DxE 주말 밋업을 위해서 옵니다. 노들야학에서 폭력적인 현실에 저항하는 시 민불복종 액션 트레이닝을 모의하기도 하고, 동물권 에 관심있는 모든 분들을 위해 관련 세미나도 진행 하고요. 맛있는 비건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어떻게 지내는지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기도 합니다! 동물권 운동에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와서 참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어 요. DxE는 풀뿌리 동물권 시민활동가들이 자발적 으로 모인 공동체이니 DxE의 비폭력 공동체문화에 동의하신다면 노들에 계신 분들도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어요!

 

 

 

2. DxE는 무슨 뜻인가요?

 

DxE는 “Direct Action Everywhere”의 약어 로 “어디에서나 직접행동”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 다. 폭력이 깃든 곳이라면 어디든지 갑니다. 다만 여 느 폭력과 차별이 그러하듯 지금의 세상은 모든 곳 이 동물에 대한 차별과 폭력으로 만들어져 있습니 다. 그렇게 ‘모든 곳’을 갑니다. 그리고 왜 DaE가 아니라 DxE냐 여쭤보시는 분 들이 많은데요. 어떠한 수도 담을 수 있는 x의 미 지수를 사용한거에요. 동물해방 운동에 누구라도 동참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거죠. Dx가 수학에 서 변화율을 의미하기도 하구요. 그리고 보기에도 ‘DaE’보다는 ‘DxE’가 더 활동과 잘 어울리는거 같 아요.

 

 

 

3. DxE는 어떤 활동을 주로 하나요?

 

DxE를 소개해주세요. DxE 활동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종차별적인 사 회와 폭력적인 산업에 적극 맞서기 위해서는 다양한 창의적인 비폭력 직접행동이 모색되어야 합니다. 크게는 방해시위, 공개구조, 시민불복종 행위들 이 있습니다. ‘방해시위’는 당연시되는 폭력적인 현 실에 균열을 가하기 위하여 너무나도 일상적인 공간 으로 직접 갑니다. 마트, 패스트푸드점, 식당, 축제현장, 동물원 심지어는 야구장에 이르기까지 폭력 을 조장하는 다양한 공간에 찾아가 폭력을 방해하 는 방해시위를 합니다. ‘공개구조’는 우리의 신원을 감추지 않은채 공개적으로 농장에 들어가 동물들이 처한 상황을 기록하고 죽어가는 동물 당사자를 직접 ‘구조’하는 활동입니다. 구조된 그들은 도살장으로 향하는 철창의 이분법을 넘어 우리와 다르지 않은 고유한 존재임을 드러내며 비로소 자연스러운 여생 을 보내게 됩니다. 국내 한 종돈장에서 공개 구조되 어 운명이 극적으로 뒤바뀐 새벽이의 사례에서처럼, 개별 동물의 고유하고도 놀라운 이야기들은 세상을 움직일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농장이나 도살장 또는 마트 등 ‘합법’이라 여겨지는 장소에 반대하며 몸을 결박하는 등 현행법 을 거부하고 변화를 촉구하는 시민불복종 행위를 하 기도 합니다. 창의적인 거리행진을 진행하기도 하고 폭력이 감추어지는 대중 공간에서 동물의 존재를 강 력하게 이야기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합니다.

 

 

 

 

4. 은영님은 어쩌다 DxE 활동을 하게 되었나요?

 

서울애니멀세이브에서 진행하는 비질(Vigil)에 참 여했을 때였어요. ‘비질’은 폭력적인 현실에 진실의 증인이 되고자 하는 활동으로 도살장이나 농장, 수 산시장 등 동물에 대한 폭력이 일상화된 장소에 가 서 감추어지는 진실을 마주하고 기억하고 기록하여 알리는 활동이에요. 새롭게 비질이 시작되고 진실을 마주한 시민들이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변화를 위한 행동에 더 나서보자고 DxE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저도 그 중 한명이였구요. 그 중 DxE가 시작된 캘리 포니아의 버클리에서 DxE 활동에 참여했던 활동가 가 있었어요. 그가 DxE 활동 양식을 가져다주었고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폭력적인 현실을 수면 위에 떠오르게 하자는 뜻이였어요. 저희는 욕먹을 각오를 하고 ‘음식이 아니라 폭력입니다’라는 구호가 적힌 A4사이즈 피켓을 네명이 각각 식당에 들고 들어가 발언을 한 1인 ‘방해시위’로 시작했어요.

 

 

 

 

5. 노들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DxE가 노들을 만나게 된 건 노들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오신 홍은전님이 초대를 해주신 것이 계기가 되었어요. 시민 불복종 행동으로 같은 가치를 가지 고 있는 노들의 이동권 투쟁 역사와 DxE의 동물권 직접행동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폭력 을 폭력이라 차별을 차별이라 일컫는 운동방식이 무 척 비슷하고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연대의 힘을 확 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박경석 고장쌤이(그렇게 부 르시더라구요!) 활동에 쓰라며 연대 밧줄도 선물해 주셨습니다! 연좌농성시 결박하기에 정말 좋겠더라 구요. 최고. 그리고 공간이 없는 DxE를 위해 노들에 서 주말 공간을 친히 마련해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노들에서 시민운동 조직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6. 노들과 만난 소감 궁금해요.

 

노들과의 첫 만남 당시 많은 DxE 시민 활동가들 이 벅차오르는 심정으로 들뜬 상태에 있었던게 기억 납니다. 저도 내내 붕붕 뜬 상태로 웃음을 접어두질 못했었는데요. 연대의 힘이 많이 모여가고 있지만 시 작하지 오래되지 않은 동물권 직접행동이라. 아무래 도 직접 저항을 하다보니 뭇매를 맞는 일이 훨씬 더 익숙하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멋지게 저항하는 기존 운동을 연대의 손길로 만나게 되니 무척 벅찼습 니다! 차별과 폭력에 저항하는 운동방식이 진득하게 받아들여지는 기쁨이랄까요. 이 사회에서 정말 멋진 저항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운동이 되고 싶습니다.

 

 

 

 

7. 노들과 함께 해보고 싶은 활동이나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권력적으로 조성된 숨막히는 사회에 숨통을 틔 우는 해방운동을 함께 하고싶습니다. 권력적으로 조 성된 사회에는 곳곳에 차별과 폭력이 깃들어 있습니 다. 그리고 이 폭력적인 구조를 유지하고자 하는 산 업과 권력은 그런 차별과 폭력을 은폐하고 무시하려 합니다. 노들의 운동과 DxE의 운동은 그 ‘무시’를 더 이상 매끄럽지 못하게 하고 억압된 이야기를 사 회에 격렬하게 드러내는데 같은 힘이 있습니다. 그런 활동들이 서로 함께 스며들어 어느 시일에는 사회가 깜짝 놀랄 연대 행동으로 멋진 저항 운동을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사회에서 더 무시하려고하는 이야기 일수록 함께 드러날 때 돌이킬 수 없는 변화의 파급 력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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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DxE가 바라는 변화는 무엇인가요?

 

모든 동물-비인간동물 존재가 차별과 이분법을 넘 어 폭력적이지 않은 관계로 그리고 저마다의 고유한 존재로 존중받으며 살아가는 세상이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DxE는 동물을 위한 혁명적인 정치·사 회적 변화를 한 세대 안에 이룰 것을 목표로 합니다.구체적으로는 ‘동물권리장전 법제화, 더 넓게는 동 물해방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는 종 평등, 그 어 떤 동물도 ‘동물 취급’을 받지 않고 살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느끼는 모든 존재의 몸에 대한 자율성을 보장하는 법적 보호를 뜻합니다. 모든 동물들에 대 한 '법적 개인성' 보장을 뜻합니다. 의식이 있고 감정 을 느끼는 동물들을 음식, 옷, 오락, 연구 등에 이용 하는 것, 인간의 이득을 위해 비인간 동물들을 착취 하는 모든 행위들의 종식을 뜻합니다. 모든 동물들 의 이익이 존중 받고, 사랑, 돌봄, 존중, 자유가 존재 하는 세상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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