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쿵짜작쿵짝!
유금문
노들야학 자원교사와 몸짓패 '야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실업급여를 받으며 잘 먹고 잘 쉬고 잘 활동하고 있습니다.
5월 11일부터 시작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면담 요 구 릴레이 1인 시위가 28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평생교 육과와의 면담을 가지면서 15차 끝에 마무리되었습니 다.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지원 강화와 코로나19 방역 지 원대책 논의를 위한 면담 요구였습니다. 처음 1인 시위 를 진행한다는 것을 들었던 건 노들야학 교사회의였는 데 일정도 애매하고 사실 조금은 귀찮기도 해서 자원 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어떻게 아셨는지 연락이 와서 8일 차에 노 들야학의 주원님과 함께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인 시 위를 하게 되었습니다. 법적으로 자유롭게 보장받고, 요구안이 적힌 피켓과 피켓을 들고 있을 사람 한 명만 있으면 가능해 어디든 자주 하는 1인 시위지만, 1인 시 위를 하면서 좋았던 경험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피켓 만 들고 있으면 왜 햇볕은 더 뜨거운지, 시간은 왜 이렇 게 안 지나가는지, 지나가는 사람들은 또 왜 그렇게 신 경 쓰이는지..
1인 시위를 하는 동안은 10분도 마치 1시간처럼 지 나가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기 정말 좋은 시간 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사회복지현장실습을 하면서 중 증·중복 장애학생 교육권 실태조사에 참여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실태조사를 하면서 내로라하는 특수학교 들을 조사하고 관계자들을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는데 저에겐 여러 가지로 많이 답답했던 경험으로 남아있어 요. 특수교육 대상 학생 1인당 평균 삼천만원이 넘는 예 산이 책정되어있음에도 교육권의 수준은 기관마다 천 차만별이었고, 학생 개개인의 장애특성이 고려되지 못 하는 문제들 역시 비일비재 했었습니다.
마치 특수교육을 장애인 교육의 전부인 것처럼 이 야기하지만, 차선책이라 하더라도 결국은 ‘사회적 격리’ 의 일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부족해 절 반 이상의 장애인이 중졸 이하의 학력으로 학령기를 지난 상황에서 지역사회 교육과 평생교육은 필수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특수학교에서만의 교육이 아니라 지역사회 에서 여러 평생교육 시설에 자유롭게 접근하며 일상을 공유하는 교육을 원합니다. 하지만 국가는 장애인 평 생교육엔 한 사람에게 1년에 들다방 커피 한 잔(3,000 원) 정도의 돈도 아까운가 봅니다. 그런데 거꾸로 커피 한 잔 만큼의 예산을 받으며 교육을 해나가는 평생교육 기관을 보면 ‘창조경제’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일이 아 닌가 싶습니다.
올해는 특히나 더운 여름이 될 거라고 하는데, 교육 청이 면담에서 장애인평생교육 지원강화와 코로나19 방역 지원을 약속해 폭염 속에서 1인 시위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땐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