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내용 전문
"페미니스트 정희진이 자신의 책 『페미니즘의 도전』에서 적절하게 비유했듯이, 약육강식의 법 칙이 지배하는 동물의 세계에서 먹는 자와 먹히는 자가 존재한다면, 인간의 세계에서는 정의하는 자와 정의당하는 자가 존재한다." -p.49-
위 문구는 논리적으로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하지만 정의당한 이들의 실제 삶은 결코 논리로 파악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불평등한 삶을 바꾸어 내는 것은 논리와는 다른 맥락이다. 그렇기에 누군가 논리적으로 이해했다 해서 그것을 '안다'라고 얘기한다면 그것이 정말 '아는' 것일까?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 제목부터가 도발적이다. 10여 년 이상 장애인 운동에 몸 담아왔던 김도현씨가 비장애인들을 향해 질문과 답을 동시에 던지고 있다.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
이 책은 지난 10여 년 간 장애인의 권리를 위한 활동의 한복판에서 수많은 장애인들과 함께 했던 저자의 치열한 경험과 문제의식을 담아내고 있으며, 또한 이 책을 통해 장애인 운동의 경험 속에서 느꼈던 문제의식들을 던져주고 있다.
그렇기에 내용적으로도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는 장애와 장애 문제, 장애인 운동을 이해하려는 이들이 읽어 볼 입문서로 전혀 부족함이 없다.
읽어가는 과정도 결코 부담스럽지 않다. 내용적인 진지함과는 달리 읽히는 과정은 부드러운 편이다. 누구에게나 부담 없이
권할만한 책이다.
"이 책을 많은 이들이 읽었으면 한다. 그래서 장애 문제를 거의 접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관점과 고민을 던져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거리에서 자신의 삶을 걸고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는 장애 대중과 활동가들에게는 술 한 잔하며 이야기 나눌 때, 좋은 안주거리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한국 사회의 진보를 고민하며 이론적 실천을 수행하고 있는 지식인들에게는, 장애 문제에 개입하여 연구하고 발언할 수 있도록 하는 작은 자극제가 되기를 바란다." -p.17-
"우리의 관점에서 손상(impairment)이 있는 사람들을 장애인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사회이다. 장애(disability)는 사회의 완전한 참여에서 불필요하게 고립되고 배제됨으로써 우리의 신체적 손상에 덧붙여 부과되는 것이다. 즉 장애인은 사회 내에서 억압받는 집단인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체적 손상과 장애라고 불리는 '사회적 상태' 사이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손상(Impairment)을 사지의 일부나 전부가 부재한 것, 또는 신체의 일부나 그 기능의 불완전한 상태로 정의한다. 그리고 장애(Disability)는 육체적 손상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현재의 사회 조직이 불완전하거나 그 어떤 고려도 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사회적 불리와 활동의 제약이며, 그것으로 인해 사회 활동의 주류적 참여로부터 배제되는 것을 말한다."
-영국의
'분리에 반대하는 신체장애인 연합 UPIAS(the Union of the Physically Impaired Against
Segregation)'이 제시한 장애에 대한 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