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아 안녕]
노들에서 발버둥치는 중
박상희
안녕하세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지원팀 박상희입니다.
2019년 2월 겨울의 끝자락 노들을 만나, 한 해를 버티며 살아남아 다시 돌아온 계절 겨울의 노들바람에서 인사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저에게는 뇌병변장애를 갖고 있는, 남들보다 몸이 좀 불편하신 아버지가 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도중 장애를 갖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알고는 있었지만, 그게 저희 가족에게 일어날 거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어느 순간부터 몸이 계속 피곤하고 불편하셨고 이 곳 저 곳 몇 년의 병원 방랑 후, ‘다계통 위축증’이라는 희귀질환을 진단 받으셨습니다. 현재로서는 치료 방법도 없고 최대한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고 하는데..ㅎㅎ 그 순간부터 가족의 삶이 투쟁으로 변화되었습니다. 병원을 같이 동행할 사람, 식사를 챙겨 줄 사람, 운동을 같이 할 사람, 주말에 함께 있을 사람을 매번 정해야하고, 그날의 당번이 일이 생겨 안 되면 다른 사람이 얼른 달려 가야하며... 삶은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많은 도움과 에너지가 필요한 것임을 느꼈고 힘이 들었습니다.
노들에 들어와 투쟁현장에서 몸소 체험하고 배우니, 제가 느끼던 힘듦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노들은 함께 하는 것에 지쳤던 저에게 힘을 주고 있습니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라며 지쳐서 회피하며 숨고 싶었더니, 뒤에서 밀어주었고 앞에서 이끌며 손잡고 함께 나가자고 해주었습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은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