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가을 120호 - [장판 핫이슈] 장애등급제 폐지가 “가짜”라던데 진짜인가요? / 노들 편집위원회

by superv posted Dec 0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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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판 핫이슈]

장애등급제 폐지가 가짜라던데 진짜인가요?

<여러분의 궁금증을 팩트체크 해보았습니다.>

 

 

노들 편집위원회

 

 

 

 

축하해!!

 

 

 

 

 

 

갑자기?

장애등급제 폐지! 고생했어~

 

 

 

 

... 고마워... 근데 아직은 가짜폐지야...

폐지면 폐지지 무슨 가짜?

 

 

 

 

그게... 예산이(어쩌고저쩌고)...등급조사표가(어쩌고 저쩌고)... 농성이... (어쩌고 저쩌고)...

~ ~ ~ 어렵네~ 그럼 축하한거 취소할까?

 

 

 

 

그게 아닌데..._

어느 날 친구에게서 메시지가 왔습니다.

장애등급제가 폐지되어서 축하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장애등급제 폐지는 반쪽짜리 가짜이며, 어쩌면 사기행각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장애등급제 진짜폐지를 위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친구의 축하에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습니다.

 

 

얼마 전 어느 토론회에서 장애등급제 폐지는 비장애인이 주도해서 만든 것이다’, ‘등급이 없어져서 내 혜택이 사라진다등 여러 주장과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장애등급제 폐지라는 큰 변화에 어쩌면 당연히 생겨나는 오해와 추측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노들 편집위원회에서 팩트체크를 해보았습니다. 먼저 장애등급제 폐지에 얽혀있는 의문들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으로 공문을 발송하였습니다.

함께 체크해 보시죠~

 

 

 

 

노들 편집위원회 ​​​​​​

 

수    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

(경 유)

제    목      장애등급제 폐지에 얽힌 오해와 질문에 대한 답변 요청

 

 

1.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장애인의 정당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귀 단체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2. 노들 편집위원회는 ()노란들판, 노들장애인야학,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회적기업 노란들판, 장애인문화예술 판,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판 6개 단위가 모여 분기별 소식지를 발간하는 기구입니다.

3. 최근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른 기대와 우려가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오해와 가짜뉴스들도 양산되고 있습니다.

4. 노들 편집위원회에서는 장애등급제 폐지에 얽혀 있는 오해와 질문들을 모아 팩트체크를 하고 2019년 가을호에 담으려 합니다.

5. 이에 노들 편집위원회는 장애등급제 폐지에 얽힌 오해와 질문 9개를 붙임과 같이 보내드리오니, 답변과 회신을 부탁드립니다.

 

 

붙임: 장애등급제 폐지에 얽힌 오해와 질문 1. .

 

 

담 당 : 상필

시행 : 190814

협조자 : 현수

접수 (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1-140 유리빌딩 2/ 전화 : 02-766-1901 / 전송 : 02-2179-9108

전자우편 : nodeul@daum.net / 홈페이지 : http://nodl.or.kr

 

 

 

장판핫이슈_장애등급제1.jpg

 

 

 

 

 [장애등급제 폐지에 얽힌 9가지 오해와 질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 회신

 

 

1. 201971일부터 장애등급제가 폐지되었다고 하는데 축하할 일 아닌가요?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마냥 축하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31년만의 장애인정책 변화라고 문재인정부가 자평하는 것처럼, 31년간의 장애인에 대한 차별의 역사 그 자체였던 장애등급제에 변화가 만들어진 것은 역사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그 변화에 걸맞게 장애인과 가족의 삶이 좋아진 것은 아직은 거의 없기에, 시작에 의미를 두면서 앞으로의 많은 과제를 해결해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2. 장애등급제 폐지가 되면 무엇이 바뀌나요?

 

우선 지난 7월부터 단계적 폐지가 시행되면서 장애등급장애정도로 바뀌었습니다. 이에 기존 1~3등급인 장애인이 장애정도가 심한 장애인(중증장애인)’으로, 기존 4~6등급인 장애인이 장애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경증장애인)’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장애인복지카드도 장애인등록증으로 바뀌게 되고, 장애정도심사를 받거나 또는 복지카드를 분실할 경우 새로운 장애인등록증을 발급받게 됩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장애인활동지원등 돌봄 영역의 사회서비스에서 등급제한이 없어져 등록장애인 모두가 신청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대단한 변화라고 할 수 있는데,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예산 중 가장 규모가 큰 제도이자 만족도가 높은 장애인활동지원에서 신청자격상 등급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필요한 사람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비록 7월부터 도입된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가 여전히 의학적 관점의 문항들로 대부분 채워져 있지만, 서비스 목적에 따른 서비스 필요도를 심사한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한정된 예산에서 장애인을 끼워 맞추기 어렵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3. 1~6급까지 장애등급이 정도가 심한”, “정도가 심하지 않은장애인으로 바뀌었다는데 더 차별적인 구분 아닌가요?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 숫자등급은 장애등급제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 가치판단의 여지가 적지만, “장애의 정도가 심한이라는 표현은 누가 보더라도 차별적인 가치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중증/경증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사실 표현이 무엇이건 간에 이 문제는 등록제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가 원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자신의 장애정도를 입증해야만 하는 감면/할인제도등의 제도가 유지되는 한 차별적 낙인문제는 해결될 수 없을 것입니다.

 

 

 

 

4. 그동안 등급에 따라 받아왔던 혜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등급정도로 바뀐 가장 큰 이유가 기존 감면/할인제도들 대부분이 ‘1~3/4~6으로 나뉘어져 있었기에, 기존 혜택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이 바로 기존 혜택이 축소되는 것이고 피해사례가 발생하는 문제이기에 혜택이 사라지거나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5. 장애 정도 별로 등급이 나누어져 있어야 본인에게 더 필요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등급이 사라지면 구분이 없어져서 오히려 필요한 혜택을 받기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장애등급제 폐지의 핵심 중 하나는 의학적 손상의 절대적 기준(장애등급) 대신에 복지서비스별로 필요한 사람을 판정하는 판정체계를 도입하라는 것입니다. 또한 장애인등록 및 장애등급판정 따로, 복지서비스 신청 따로, 이렇게 장애인 당사자가 여러 번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판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향후에 전체적인 예산 확대 및 장애유형별·영역별 필요한 서비스가 도입되고 양적으로 확대된다면 필요한 장애인이 필요한 서비스를 받는 것이 더 용이해질 것입니다.

 

 

 

 

6. 장애등급제 있을 때도 장애인들은 혜택이 많던데 장애인 복지예산은 이미 충분한 것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고용률과 실업률 모두 2배 이상 좋지 않으며, 비장애인가구에 비해 가구소득도 2배 가량 낮습니다. 2019년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예산은 약 29천억원인데 이중에 장애인 개인별 지원되는 보편적인 사회보장제도는 장애인연금과 장애인활동지원 및 주간활동지원이 사실상 전부입니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한국의 장애인복지예산은 매우 낮습니다. 국민총생산 대비 장애인복지예산은 OECD국가 평균의 4분의 1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적은 예산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엄격하게 수급자격을 제한해왔던 장애등급제가 있어서였고, 예산확대 없는 장애등급제 폐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7. 장애등급제 폐지는 비장애인이나 경증장애인들이 주도한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장애등급제 폐지 요구가 본격적으로 나온 것은 2010년이었는데요. 당시 장애등급심사 본 사업이 실시되면서 활동보조서비스를 수급받던 1급 장애인들이 심사 결과 등급이 조정될 경우 서비스 수급을 받지 못 하는 문제 때문에 시작되었습니다. 즉 활동보조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의 생존권 문제로부터 시작되었으며, 활동보조서비스가 필요하지만 장애등급제한으로 인해 신청자격조차 갖지 못 하는 문제 때문에 본격화되었습니다.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장애등급제를 폐지하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었던 것입니다.

 

 

 

 

8. 진짜 폐지를 위해서는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우선 장애인복지예산을 대폭 확대해야 합니다. OECD 평균 수준까지 확대하려면 현재 29천억원에서 8조원까지 예산이 확대되어야만 합니다. 예산이 확대되면 활동지원서비스를 포함한 사회서비스가 보다 더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필요로 하는 만큼 보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소득보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장애등급제 폐지는 단순히 하나의 제도 폐지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고, 정부도 강조하듯이 “31년만의 장애인정책 변화이니 그 변화에 걸맞게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또한 낡은 법률인 장애인복지법을 전면 개정하여 장애인권리보장법을 제정함으로서 UN장애인권리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다양한 권리들이 보장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9. 진짜 폐지를 위해서 함께 활동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되나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022년까지 OECD 평균의 장애인복지예산 확대 등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를 위한 활동들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SNS를 통해 대중집회 등 행사가 공지되니 함께 해주실 수 있는 분들은 함께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장에 나오시기 어려운 경우에는 SNS로 함께 해주셔도 좋고, 청와대 홈페이지나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주셔도 좋습니다. 가까운 사람들 중에 장애인 당사자가 있다면 이 문제에 대해서 알려주셔도 좋을 것 같고, 장애등급제 폐지 문제를 잘 모르는 비장애인에게도 이 문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활동을 알려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해서 끝까지 관심을 가져주시고 어떻게 되어가는지 계속 눈여겨 봐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연대의 시작이 될 것이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등급제 폐지 투쟁을 하는 모든 이들이 외롭지 않게 해주실 수 있는 중요한 활동입니다.

 

장판핫이슈_장애등급제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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