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여름 119호 - [노들아 안녕] 다시 시작하는 일 / 김은순

by superv posted Aug 0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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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일

 

김은순

나는 8개월만에 엄마 뱃속에서 나와 뇌성마비라는 장애를 가지게 되었다.

장애가 있어 밑에 남동생과 함께 초등학교를 다녔고, 중고등학교는 특수학교인 명혜학교를 졸업한 후 건국대 문헌정보를 졸업했다.

서울DPI 부설 새날도서관에서 38개월 일했고, 강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5년 정도 일하고 현재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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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쟁!! 안녕하세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판에서 반상근으로 일하게 된 김은순입니다.

  저는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뇌성마비라는 장애를 가지고 살았습니다. 초등학교(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로 이사를 와 일반고등학교를 못 다니고 안산에 있는 특수학교를 통해 건대를 졸업하였습니다.

 

  장애인계를 들어오게 된 것은 그때 대학교를 졸업하게 되면서 취업을 하기 위해 여기, 저기를 찾다가 서울DPI 부설 새날도서관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새날도서관에서 약 4년을 일을 하다가 퇴사하고 강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일하다가 몸이 좋지 않아 잠시 쉬는 동안 사귀던 남자친구랑 결혼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 습니다. 그 후 몇 년을 쉬다가 대학 때 같은 학교 동기(조재범)가 연락이 와 편의시설 조사원으로 일을 1년 한 후 그 다음 해에 편의시설 조사원, 권익옹호활동과 동료상담가로 일을 하게 되었고, 올해 정식으로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 비상근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쉬는 동안 망가진 몸을 위해 목디스크 수술을 2번이나 하고 허리디스크도 있지만 아픈 것이 겁이 나서 치료만 받고, 점점 나의 활기를 잃어버리고 집에만 있는 나에게 남편이 하는 말이 그렇게 집에만 있지 말고, 쉬는 동안 친구도 만나고 하고 싶었던 것 해봐이 말에 용기를 얻어 하고 싶은 사진 배우기, 여행 다니기, 한지공예, 재봉을 배우면서 성취감을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성취감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무언가 허전한 마음, 무언가 빠져 있다는 기분이 많이 들어 그것이 무엇인지 찾는 기간에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일을 하면서 내가 잊고 있었던 나의 자리,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디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그전에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일이 많기도 하고, 몸도 마음도 챙기지 못한 상태에서 일만 열심히 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서는 옆에 사람도 챙길 수 있고, 계절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이런 여유가 생긴 것 같아 좋았습니다,

 

쉬고 난 후 권익옹호로 현장에 처음으로 나가는 날 이론적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고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행동은 조금 두려웠습니다. 권익옹호현장은 10년 동안 하지 않다가 나간 서명전에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당황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많은 눈들이 나를 쳐다보고 지나가는 것이 어색하였습니다. 마음속으로 '너무 빠르게 적응하려고 하지 말자, 편한 마음으로 시작하자.’라고 다짐을 하고 적응하도록 노력하니 끝날 때에는 조금 적응이 되었습니다.

 

지역사회에 살면서 장애인이 많이 사는 동네에서 살다보니 편의시설에 대해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편의시설 조사원으로 2년 동안 조사하다가 보니 아직도 우리나라 공공시설에 편의시설이 잘되어 있지 않구나 하는 생각에 편의시설 조사를 열심히 하고 권익옹호 활동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권익옹호를 계기로 마음가짐이 조금이나마 운동성을 드러나게 된 것 같고, 아직 부족하지만 운동성 있는 운동가로 발전하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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