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
연대의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인터뷰_김태식 노동·정치·사람 집행위원장
한명희
어제, 오늘, 내일 그렇게 애쓰며 삽니다, 자기소개 어려워요. 노들야학 한명희입니다.
일시/장소: 4월 24일(수)/ ‘도도야’ 밥집에서 오뎅과 된장미소 나베를 먹으며 함께 이 야기 나누었습니다, 인터뷰로 진행하였지만 전체적으로 한 개의 글로 옮겨 싣습니다.
정리&사진: 명희
현재는 노동·정치·사람의 집행위원장을 맡 고 있어요. 지금 단체에서 선임활동가를 두고 있지는 않고요. 마침 여기 노들야학이 있는 대 학로 근처에 사무실이 있습니다. 처음에 노들 야학과의 인연은 노들음악대의 선생님으로 오래 계셨던 김호철 선생님의 소개였어요. 노들 야학은 수업에 부족한 교육물품을 자체 예산 으로 진행하고 있잖아요. 부족한 급식비를 충 당하기 위해 매년 후원마당 행사를 하는 것을 보며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원래도 저는 사업장에서 특판사업을 진행했었 어요. 장기투쟁 사업장의 경우(예를 들어 혜화 동에서 10년이 넘게 오랫동안 싸웠던 장기 투쟁 사업장인 재능교육)에는 임금을 받지 못한 채 생활을 하는 것이 워낙에 길었기 때문에 몸만 힘들 뿐 아니라, 여러 가지 가난으로 인해 파생되는 이유로 확장되는 문제들이 많이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저는 원래는 전국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이하 전해투)에서 오랜 기간 있었어요. 저도 해고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88년 초에 다니던 공장에서 용접공 일을 했었어요. 야학을 다니 며 검정고시를 보고 학교를 졸업했죠, 대학도 잠깐 다니긴 하였어요. 87년이였거든요. 대학 은 그 시절 정말 최루탄이 가득했고 거의 수업도 진행이 되지 못했어요. 돈도 벌어야 하고, 마침 아는 분의 소개로 울산 공장 용접공으로 노동자가 되었죠. 비정규직이었고 하청노동자 였습니다. 그때 87년 노동자 대투쟁이 조직되기 시작했는데 그시기에 제가 현장 노동자로 서 있었던 거죠. 그 시절을 직접 보고 함께 했다는 것이 저의 기억에 굉장히 크게 남아 있고 그 힘으로 지금까지 현장에도 남아있을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렇게 전해투에 91년부터 활동을 하였어 요. 전해투 활동을 하면서 이주노동자 투쟁에도 개인적으로도 많은 연대를 하였습니다. 강제추방이 너무나 심했고 실제로 노동자로서 있지만 언제나 삶의 근간을 뺏겨버리기 일쑤 였죠. 법이 그들을 사지로 내몰았으니까요. 이주노동자의 문제도 구조적인 측면과 개인적인 삶의 고통이라는 것이, 장애와 비슷한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삶의 큰 기점으로는 2009년에 전해투 조직국장 활동을 하면서 쌍용자동차 옥쇄파업을 함께하였고 그때 연행되어 구치소에 살다가 나왔죠. 그때 둘째, 막둥이가 막 태어날 때쯤이었는데 아이가 세상으로 나오는 것을 보지 못했어요. 전해투 활동을 더듬으니 아이들 기억이 젤 항상 먼저 나요. 미안하죠.
지금은 300여명의 회원을 둔 노동·정치·사람의 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조금 더 많은 이들을 조직하고 싶네요. 청년, 학생, 성소수자, 장애인의 영역에서의 확장된 고민을 하는 테이블도 단체 내에 두고 있습니다.
저는 노동운동은 언제나 장애운동에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연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생각에서이죠. 장애인을 비롯한 소수자들의 노동에 관해, 노동운동이 언제나 적극적으로 결합하지도 못하였고 의제를 함께 고 민하지 못했다는 것에서 말예요. 그래서 노들 야학에 중소기업 상인들이 직접 물건을 개발하거나, 소규모로 떼어오는 사업장들을 모아 후원바자회를 개최하고 그 수익금의 일부를 후원하는 사업들을 하고 있죠. 노들야학이 후원금을 중증장애인의 교육기금(급식 등)으로 쓰는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지지하고 연대하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가까이에 있지만 실제로 자주 일상을 보지 못했던 것도 많았기에 이런 기회들을 통해서 만날 수 있는 것도 좋구 요. 최근에 박경석 교장샘이 4.20 장애인차별 철폐투쟁의날을 맞이하여 사무실에 방문하셔서 이런저런 교양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기회도 좋았어요. 회원들도 대충은 구호로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듣고 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앞으로도 후원바자회 등이 안정적으로 열려, 이런저런 도움도 많이 되고 싶고 저는 그런 활동 등이 연대의 방식 중 하나라 생각해요. 언제 사무실 한번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