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봄 118호 - [노들아 안녕] 변화를 추구하는 활동 현장에 함께하고자 합니다 *김유진

by 노들 posted Mar 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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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아 안녕]

변화를 추구하는 활동 현장에 함께하고자 합니다

 

김유진 

 

 

안녕하세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립주택팀 신입활동가 김유진입니다. 

저는 2005년 활동보조인으로 시작해 다섯 명의 이용인분들과 직접적으로 만났으며 활동보조 하면서 장판에서 이야기하는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당사자운동 그리고 인권이라는 부분에 크게 감명받았습니다. 활동보조 일을 하며 알게 된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6년간 활동하였고 초기에 함께 활동했던 활동가들이 대다수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게 되면서 인연 맺어왔던 중랑센터를 퇴사하고 노들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입사한 지 7개월이 되어가네요.

 

처음 장판과 인연을 맺을 때만 해도 솔직히 장애인은 안쓰럽고, 불쌍해서 이왕이면 돈도 벌고 보람된 일을 하자라는 생각에 시혜와 동정적인 마음으로 활동보조인을 시작했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활동보조를 했던 이용자 분이 노들야학 학생이자 자립생활센터 활동가로 활동하시던 분이셨는데 주로 집회 현장과 동료상담교육, 자립생활교육에 참여하셨고 저는 그분의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했었습니다. 그분과 함께 여러 교육에 다녔지만 그당시에는 교육만으로 저의 생각의 변화가 일어나진 않았습니다^^; 

 

제가 생각의 변화를 가지게 된 것은 집회 현장에서 억압받는 당사자가 되었을 때 일이었습니다. 어느 날 집회 현장에 활동보조하러 갔었는데, 이용자분이 먼저 관공서에 들어가 계셨던 상황이었습니다. 저의 업무가 장애인의 일상을 돕는 것이었기에 경찰과 공무원을 뚫고 출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출근하자마자 눈에 보인 것은, 이용자분이 여성 장애인이었는데 여섯 명의 남성 공무원이 달라붙어서 휠체어를 끌어내는 모습이었습니다. 힘으로 끌어내는 모습에 휠체어 망가진다고, 들던지 수동 전환해야 한다며 항의 한마디 했다가 네 명의 남성에게 강제로 들려 나오게 되면서 들었던 “업무방해니까 끌어내”라는 이 한마디가 너무 억울했습니다.

 

 그 당시에 나도 일하는 거였는데, 관공서 점거도 아니었고 앞 주차장에서 선전물 뿌리는 행위를 한 것뿐이었는데 그 행위가 본인들이 업무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상황이었던 것인지 아니면 지도 감독 책임 제대로 하라고 민원 넣는 행위가 업무방해였던 것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실질적으로 ‘업무방해를 받은 건 나였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침묵만 하고 있어 봐야 그들의 생각은 변하지 않으며 들어주지 않더라도 말 한마디 안 하면 억울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날이 저의 방관적인 참여를 접었던 날이었습니다.

 

그 이후 가부장적, 수직적, 권위적인 한국사회 안에서 소수의 의견에 귀 기울이게 되었고, 소수의 이야기를 앞장서서 사회에 소통하며,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지향하는 장애인운동 현장과 조직 문화에 나름의 애정을 가지게 되어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여년을 되돌아보면 그 당시 변화시킨 활동들이 지금 많이 존재하는 걸 느낍니다.^^(활동지원제도, 지하철역사 엘리베이터, 탈시설지원 정책,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저는 장애인 운동의 현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의 투쟁 현장에 항상 노들이 존재했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운동 현장에서 앞장서서 움직이고 있는 노들이라는 단체에 입사하게 되어 변화를 추구하는 활동들의 현장에서 함께 하고자 합니다. 

 

필자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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