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추경진
시설 밖으로 나가서 자립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아, 나 여기서 안 죽어도 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자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어요. 내 숨이 찾아오자 나도 15년을 살아온 시설에서 나갈 준비를 했죠.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은 없어요. 꿈꾼다고 맘대로 되나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맞추어 놓고 사는 거죠. 저는 지금도 좋아요. 죽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방안을 가득 채웠던 시간을 보내고 이제는 내가 갈 곳들이 생겼어요. 무언가를 상상할 필요도 없어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꿈꾸며 살아가면 되는 거예요.
추경진 님은 이십대에 오토바이 사고로 장애를 입고, 15년 동안 장애인거주시설에 살았습니다. 3년 전 시설에서 나와 노들야학 근처에 있는 장애인자립지원주택 평원재에 살고 있습니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장애인시설에 들어가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꿈꾸며 거리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