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겨울 117호 - 11월 장애경

by superv posted Jan 1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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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장애경

 

  학교에 다닌 적이 없어요. 엄마 아빠는 직장에 가고 동생들은 학교에 가니 집에 사람 하나 없어 혼자 지내야했지요. 한 친척이 와서 애경이 집에 혼자두지 말고 시설 보내라고, 거기서 다른 사람이랑 이야기라도 하며 지내게 하라고 했어요. 내가 그 소리 듣고는 시설 보내달라고 했어요. 근데 막상 가보니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죠. 지금의 남편을 거기서 만나 둘이 필사적으로 그곳을 탈출했어요. 요즘은 날만 새면 노들로 와요. 집에 있으면 답답하니까요. 야학에서 사람들 만나 수다 떨면 진짜 재밌어요. 마음이 안 좋은 날에는 야학 복도에서 소리를 질러요. 그럼 기분이 다 풀려요. 야학수업 중에는 북치고 노래하는 음악이 제일 좋아요. 북치고 노래하고 수다 떨고. 나는 이런 생활이 정말 좋아요.

 

 

장애경 님은 스물일곱 살에 가족을 떠나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살았습니다. 연애와 결혼을 금지한 시설에서 숨죽이며 살다가, 어느 날 밤 정말로 몸으로 기어서 그곳을 탈출했습니다. 그 길로 자립생활을 시작했고 노들야학의 학생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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