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가을 116호 - [교단일기] 자신의 한계를 의심만 하지 않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 박누리

by (사)노들 posted Nov 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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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한계를 의심만 하지 않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박누리│처음 생긴 검정고시반을 한 학기 동안 맡았다. 지금은 수학 4반에서 학생들과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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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1학기 검정고시만을 위한 검정고시반이 새롭게 등장했다. 야학의 수업은 대부분 검정고시 위주의 과목으로 편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 안의 수업내용은 완전히 검정고시만을 향하고 있진 않다. 검정고시의 내용을 공부하는 반도 있고 검정고시에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하는 반도 있는 등 여러 내용의 공부를 동시에 하고 있다. 하여 검정고시 공부에 목마른 학생들을 위해 검정고시반이 새롭게 만들어 졌다. 검정고시반은 목요일 3,4교시 특활시간에 편성되었다. 여기에는 검정고시 시험을 보고 싶어 하는 학생과 당장 이번 시험은 아니지만 실력을 쌓아 언젠가는 검정고시패스를 꿈꾸는 학생들이 수업에 함께 했다.

 

처음에는 초등학교 졸업장을 따고 싶은 사람, 중학교 졸업장을 따고 싶은 사람,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고 싶은 사람들이 모두 한 시간, 한 공간에 있다 보니 수업에 어려움이 있었다. 각자 공부해야하는 내용이 다 다른데 함께 공부하려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생님 두 분이 수업보조를 신청해주셔서, 검정고시 반에 배정 되었다. 그래서 검정고시반 담당교사는 초졸 검정고시를 수업보조 한 분은 중졸 검정고시를 또 한 분은 고졸 검정고시를 각각 담당하게 되어 안정적인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검정고시 반은 2월에 처음 수업을 했고 4월에 2018년 1차 검정고시가 있었다. 2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시험 준비를 해야 했고, 시간은 짧았지만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했다. 초졸 검정 고시반은 수학을 위주로 공부하였고 가끔씩 짧게 과학 공부를 했다. 수업 시간 외에도 열정이 남다른 학생들은 각자 집에서, 일하는 곳에서, 또는 야학에서 낮 시간에 열심히 공부 했다. 이렇게 공부한 학생들은 2018년 4월 초졸 검정고시를 봤다. 총 다섯 명의 학생이 검정고시를 봤는데, 네 명의 학생들은 선린중학교에서 고졸검정고시를 봤고 나머지 한 명은 경운학교에서 시험을 봤다.

 

교단일기_검시1.jpg

 

 

나는 초졸 검정고시를 보는 선린중학교에 학생들을 응원 하러 갔다. 학생들이 시험 보러 들어가는 것을 배웅하고, 학생들이 시험 보는 동안은 학교 앞에서 학생들을 기다렸다. 4월이었음에도 학교는 정말 엄청 나게 추웠다. 1,2교시가 끝나고 활동지원을 하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보러 잠깐 들어갔을 때 1교시에는 국어,사회를 한 번에 봐야 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들었다. 선생인 내가 처음 들었으니 학생들이 이런 내용을 알 리가 없었다. 모두 함께 멘붕이 되었지만 2교시 파이팅을 외치며 학생들은 다시 시험에 응했다.

 

그렇게 무사히 시험이 끝나고 학생들이 나올 때 쯤 조희연 교육감이 검정고시 수험생들을 응원하러 선린중학교에 왔다. 조희연 교육감과 학생들은 기념사진을 찍고 시험장에서 나왔다. 시험장에서 나온 시간은 점심시간이었다. 열심히 시험을 본 학생들과 학생들의 시험이 끝날 때쯤 맞춰 오신 천성호 선생님과 함께 시험장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다. 길지 않은 시간 공부하고 시험에 응시 했음에도 정숙, 상지 두 명이 초졸 검정고시에 합격 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후 이들은 한 번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다음을 위해 중졸 검정고시팀에서 중학과정을 공부하기로 했다. 그리고 시험에 합격하지 않은 학생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역시나 열심히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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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8월 8일 2차 검정고시 시험이 있었다. 8월은 야학이 방학을 하는 기간이어서 많은 학생이 시험에 응시하지는 않았고 3명의 학생이 검정고시 시험에 응시했다. 이 시험에서 박정숙, 추경진 학생은 중졸 검정고시 합격, 지난 1차 시험에서 과목합격을 한 박상준 학생이 초졸 검정고시를 합격하여 응시한 3명 모두 합격을 했다. 한 학기 정도의 짧은 시간에 생각보다 많은 학생이 검정고시에 합격을 했다.

 

앞으로도 이 수업을 통해 많은 이들이 자신의 한계를 의심만 하지 않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또한 꼭 합격이 아니더라도 도전을 통해 또 다른 자신을 확인하고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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