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가을 116호 - 센터판의 자립생활주택 운영 도전기 / 서기현

by (사)노들 posted Nov 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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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판의 자립생활주택 운영 도전기

 

 

서기현│어머니의 태몽에서 백사로 분해 치맛속(?)으로 들어가 태어나서 그런지

입만 살아있고 팔다리는 못 씀. 역시나 뱀처럼 음흉하고 똑똑하여 이간질을 잘함.

그래서 쏠로 ㅠㅠ 천운으로 센터판 소장으로 들어와 아직까지는 버티고는 있지만 글쎄...

 

 

우리 센터판도 성북구에 터를 잡은 지 어언 6,7년이 다 되어 간다. 우여곡절 끝에 서울시 센터지원사업에 선정이 되어 열심히 센터 활동의 기반을 닦았고, 활동지원 사업으로는 지역 장애인에게 실질적으로 다가 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 2개의 사업 외에 큰 규모의 사업을 꼽으라면 공동모금회의 ‘나도 혼자 산다’라는 3년짜리 탈시설 지원 사업이다. 이 사업은 우리의 모 법인인 사단법인 노란들판(시작 당시에는 사단법인 노란들판)과 용산행복장애인자립생활센터, 그리고 우리 센터판이 함께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진행했다.

 

사업 내용은 시설 장애인에게 시설에서 퇴소하지 않고 약 2개월간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단기 체험홈 프로그램이었다. 약 30여명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했고 그중 절반 이상인 16명이 탈시설을 했고 나머지 분들도 열심히 탈시설을 준비 중이다. 그런데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늘 아쉬웠던 것이 있었다. 우리가 정말 열심히 해서 탈시설을 도와주면 항상 다른 지역의 센터에 가서 정착(?)을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센터가 운영하는 자립생활주택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센터가 운영하는 자립생활주택에 갔던 것이다. 우리로서는 힘이 빠지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재작년부터 서울시에서 자립생활주택 운영사업자를 모집한다는 소식만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하지만 그렇게(?) 자주 올라오던 공고는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고, 우리는 애가 탈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사업을 잘 했는지 어쨌는지 몰라도 계속 그분들의 탈시설 소식은 들려왔고, 그럴 때마다 당연히 축하는 했지만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엉뚱한 사람이 챙긴다는 얘기가 떠오를 만큼 허탈했다.그러던 중 드디어 자립생활주택 운영자 모집공고가 작년에 올라왔고 당연히 자신만만하게 신청을 했다. 서류 심사를 통과하여 면접 심사까지 보았지만 결과는 탈락이었다. 당시에는 이미 자립생활주택을 운영하는 센터 위주로 합격한 결과여서, 운영 경험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이후의 재도전도 쉽지 않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후 2,3차례 더 도전을 했지만 매번 미역국을 먹었다.


답답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꼭 자립생활주택을 운영하던 센터들만 기회를 갖는다면 신규 신청센터들은 어찌하란 말인가 라는 원망도 들었다. 그 얼마 후에 또 다시 공고를 확인했다. 그것도 몇 가지 유형을 동시에 모집하는 것이었다. 우선은 도움이 필요했다. 우리가 속해있는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에 도움을 청했고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최용기 소장님께도 도와달라고 했다. 그렇게 여러 가지 도움을 받아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2가지 유형의 자립생활주택에 동시에 신청을 하는 무리수를 두었다. 그만큼 절실했기 때문이다. 자립생활주택 다형(전환서비스센터를 거쳐 탈시설한 발달장애인 대상)과 자립생활주택 체험형(전환서비스센터를 거치기 전의 시설장애인 대상)이 그 유형이었고 이 2개 모두에 신청을 했다.

 

결과는 자립생활주택 체험형의 운영 사업자에 선정되었다. 심사 과정을 비공식(?)적인 루트로 전해들은 바로는 그 마저도 위태로웠다지만, 어쨌든 다행이었다. 올해 초에 운영사업자를 모집한 총 10개의 자립생활주택 중 우리 센터판과 마포가온센터가 운영을 맞게된 2개의 자립생활주택 체험헝은 서울시도 처음 모집하는 유형이다. 기존의 자립생활주택은 이미 탈시설한 장애인이 대상이었다면 체험형은 시설에서 퇴소하지 않고 임시로 몇 달간 지역에 있는 주택에서 머물며 자립생활을 체험하는 것이다. 체험이 끝나고 실제 탈시설을 준비하거나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이 사업의 목적이다.

 

서울시도 그렇고 우리 센터도 (그리고 가온센터도) 처음이기 때문에 지금은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특히 활동지원 인력에 대한 예산이 턱없이 낮게 책정되어 있어서 담당 활동가가 많은 시간을 내어 활동지원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아직도 많은 어려움이 있고 해결도 안 되고 있다. 하지만 벌써 1기 이용자 2명이 3개월의 체험을 무사히 마쳤고 얼마 후에는 2기 이용자 2명이 또 다른 3개월을 체험할 것이다.


처음의 고민 - 우리 센터와 관계를 맺었던 분들이 다른 센터로 가는 것 - 에 대한 해결은 아직도 요원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자립생활주택을 잘 활용하여 다른 센터와 함께 시설 장애인의 탈시설, 더 나아가서 자립생활에 보탬이 된다면 그까짓 고민, 별 대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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