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여름 115호 - [나는 활동지원사입니다] 초심을 잃지 말자 / 최창문

by (사)노들 posted Sep 1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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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을 잃지 말자

 

 

최창문

 


초심을 잃지 말자

▶ 初 心 不 忘 (초심불망): 처음에 다진 마음(초심)을 잊지 말라는 뜻.

 


누구나 알고 있는 명언... 내가 요즘 하루하루 되새기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처음의 마음가짐과 행동들..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잊혀져 가고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의 감정도 변하고 나만의 이익을 추구하기도 하고.... 처음의 마음가짐과 행동들..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잊혀져 가고 일이 잘될 때는 한없이 기분이 업되고 때로는 자만해지기도 하고 그러다 뒤를 돌아보고... 또 다시 초심을 잃지 않기로 마음을 먹는다. 항상 겸손하기로..

 

 

꾸미기_최창문_활동보조인.jpg

 

 

"저는 평원재에 있는 000 활동보조인 최창문입니다."

 


활동보조 일을 한 지 벌써 1년 5개월이 지나고 있다. 나는 2016년 12월9일 국회의사당 근처 이룸 센터에서 활동보조인교육을 이수했다. 그날은 박근혜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가결된 날 이기도하다. 국회의사당에서 함성이 터져 나오는 바람에 조금 일찍 끝났다. 활동보조인 교육 이수증은 받았고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하고 있는 사업이 부진해서 사업을 하면서 퇴근하고 투잡을 하려고 각 센터에 문의를 했으나 오후부터 하는 활동보조는 없었다. 그래서 다시 매장을 쉬더라도 아침부터 하기로 마음먹고 다시 센터에 아침부터 할 수 있다고 일자리를 신청했더니... 제일 먼저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연락이 왔다 .

 


그리고 000군을 만나 평원재에서 실습 10시간을 받고 활동보조를 시작했다. 한 달도 안 되서 00군 꽃파(음성꽃동네시설에서 나온 사람들의 모임)모임에 가게되었는데 거기서 초면인 이용자들한테 활동보조인이 바뀐 것에 인사를 하니 어느 이용자가 말했다. "초심을잃지 마세요." 하는 말이 내 마음에 들어 왔다, 그 말을 모토로 삼고 일을 해야겠다며 다짐하고 金, 土,日 3일 활동 보조 하는 중에 얼마 지나서 금요일 새벽에 00군한테 이렇게 문자가 왔다. "선생님 설사를 했으니 오늘 빨리 좀 오세요."

 


일찍 평원재에 도착하니 누운 상태에서 여러 번 설사를 한 상태... ~ ㅜ 그 순간 아~ 내가 이런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좌절을 잠깐 하는 순간에 "초심을 잃지 마세요." 말이 내 귀에 들어오면서 내 정신도 아닌 상태에서 00군한테 "괜찮아, 괜찮아 이럴 수 있어 이럴 수 있어" 하면서 안고 욕조로 갔다. 씻기고 방에 누이니 조금 있다가 또 설사를 하고. 씻기고 방으로 안고와 누이니 조금 있다가 또 설사를... 또 설사를... 7번 정도 하고 탈진한 00군을 서울대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히고 저녁에 데리고 평원재로 오면서 잔잔히 긍휼한 마음이 들었다. 유독 기침도 많이 하고 병원에 입원도 하는 상태라 건강에 보조를 많이 해주어야하는 00이지만 활동보조인한테 배려도 많이 하는 00이다. 00한테 처음 활동 보조 하던 날 오후 10시에 끝나는 알람이 울리자. 땀이 많은 내 이마에 땀을 보고는 "수고하셨어요. 이제 가셔도 돼요" 하는 말에 갑자기 가슴이 찡~ 해지는 이런 감정은 뭘까?

 


그 말을 듣는 순간 당연한 퇴근시간인데도 00한테 고마움을 느꼈다. 00는 **이라는 예비신부가 있다. 둘이 만나면 무엇이 그리 좋은지 깔깔거리고 행복해 보이는 것을 보고 열악한 상태에서도 행복은 저런 것이구나 하고, 내가 배운다. 활동보조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것을 정리하고 활동보조를 하면서 느낀 것은... 물론 보수를 받는 조건에 활동 보조 일을 하지만 이왕 내가 하는 시간에 이용자와 재미있고 즐겁고 웃으며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한 생활이라 생각된다.

 


첫째 이용자 성격을 살피고 내 몸이 건강해야 활보 일을 잘 할 수 있다. 특히 활동보조인은 물을 많이 만지기 때문에 손을 다치지 않게 주의하고 감기도 안 걸리고... 보조인으로서 건강관리를 잘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비장애인이나 장애인이나 다 부족하다. 부족한 사람들끼리 이 한세상 같이 살아가는데 웃고 살자~^^ 나는 웃는 것과 유머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같이 웃으며 지내는 것이 서로 덜 피곤하고 보람된 일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단, 유머도 상대방과 코드가 맞아야 재미있지 그렇지 않으면 썰렁하다) 항상 서두(序頭)에 쓴 "초심을 잃지 마세요." 말을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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