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조직, 노란들판 [배부] 이야기
송주훈│노란들판에서 작업팀 막내와 남자 막내를 담당. 아내와 반려견을 위해 사는 남자. 스쿠터와 축구, 술과 일본요리를 사랑한다
2017년의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습니다. 연일 한파 뉴스가 계속되었고 체감 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날도 있었으며 심지어 추위로 유명한 러시아보다 더 기온이 내려간 적도 있다고 하니 말 다 했지요. 하지만 3월이 되니 언제 그렇게 추웠냐는 듯이 영상 기온까지 올랐고 낮에는 다시금 따뜻한 햇살이 내려왔습니다.
오늘은 이런 날씨를 기다린 노란들판 공장의 한 모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노란들판 공장에는 여러 가지 모임이 있습니다. 장애인 노동 및 인권 등을 고민하는 '마중물' 여성의 노동 및 인권, 화합 등을 고민하는 '여기모여' 노란들판의 내부 이야기와 활동을 담고 있는 '블로그단' 수화 연습을 위해 모이는 '수화 모임' 등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여러 모임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글의 주인공인 '배드민턴 부' 통칭 [배부]라는 모임입니다. 비공식적이며, 사적이며, 어둠의 조직입니다. 말 그대로 점심 식사 후 주변 공터에서 눈치 보면서 배드민턴을 치는 모임입니다. 2018년은 3월 5일에 다시 어둠의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간단히 몸을 풀고 야무지게 배드민턴 채를 휘둘러봅니다. 비록 정식으로 배운 사람도 없고 룰도 엉망진창이만 이렇게 30~40분정도 하다보면 어느새 땀이 흠뻑 납니다. 셔틀콕을 서로에게 보내면서 엉망인 자신들의 모습에 웃음도 나고 그러다 보면 배가 아파서 진행이 안 될 정도입니다.
어쩌면 운동이라기보다 웃음치료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기분 좋게 땀 흘린 후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바람이 많이 불거나 비가 오는 날은 땅 따먹기나 공기놀이를 하고, 모여서 수다도 떨고. 이름만 '배드민턴 부'지 이것저것 하고 있었네요. 하루 종일 사무실 안에서 일하면서 잊고 있었던 어릴적 추억과 고민 없이 웃을 수 있는 시간을 공유하는 좋은 모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점심시간만은 바람이 한 점 없는 맑은 날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