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차별들이 보이더라구요
김훈 │ 장애인활동지원사
일을 찾고 있다가 인터넷에서 활동보조란 일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게 뭔가 해서 이것저것 검색해보니 이 일이 하고 싶어졌습니다. 교육을 받고 처음으로 이용자와 매칭이 돼서 만났던 날이 생각납니다. 그 날엔 많이 떨렸습니다.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내가 일을 잘못하면 어쩌지? 이런저런 걱정을 하던 내 모습이 떠올라 미소가 지어지네요^^.
일을 하다 보면 감정이 상해서 서로 다투기도 했지만 힘든 일이 있을 때 마다 나를 걱정해주는 경험들은 정에 목말라 했던 내게 있어서 이 일을 선택한 걸 참 잘했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함께 하는 날들이 쌓여감에 따라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어졌습니다.
사회는 비장애인 위주였고 장애인은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화가 났습니다. 턱으로 막혀 있는 수많은 식당들.... 본인이 싸인을 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카드를 만들 수 없었던 일... 투표를 할 때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하게 해 항의 했던 일들..
너무 많은 차별들이 일을 하다 보니 많이 보이더라구요.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투쟁을 통해 사회가 조금씩 바뀌는 것에 함께 기뻐했었고 나가서 외치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나는 활동보조 일을 하러 출근합니다. 내가 하는 일이 어느 한 사람의 일과에 꼭 필요한 것에 보람을 느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