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 다녀왔어요!!
이형숙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2017년 11월 27일부터 12월1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제3차 아시아·태평양(아·태) 장애인 10년 인천전략 이행 중간 평가를 위한 고위급정부간부회의가 개최되었다. 이 국제회의는 UN ESCAP(유엔 에스캅: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아·태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1947년에 창설됨)이라는 국제연합(UN)산하 기구에서 주최하는 회의이다. 정부 고위급 회의이기 때문에 민간단체인 우리에게는 발언권은 없으나, ‘제3차 아·태 장애인 10년’으로 선언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정부를 비롯한 아·태 국가들이 장애인 인권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앞으로 향후 5년간 더 노력해야할 부분은 무엇인지 참관을 했다.
역시나 62개 각국의 고위급과 장관급 회의와 5년 동안 인천전략 평가 보고를 들어보면 정부 대부분이 자국의 장애인 인권증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한국정부도 여전히 인천전략 이행을 국제교류사업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대회 기간 중에 진행하는 사이드이벤트(기획행사)에서 ‘한국의 장애운동에 의한 장애 정책 변화 성과’로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농성 5년 성과 보고회에 발표자로 참석하게 되었다. 5년간의 농성을 통해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이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한 3대 적폐청산을 요구한 것이나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가 장애등급제 재검토 등 장애복지법 개정을 권고한 것에 대해 발표했다.
그리고 짧은 광화문농성 영상을 보여 주었다. 영상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준비한 PPT 자료 발표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 분위기였다. 우리의 광화문농성 투쟁을 듣는 이들의 놀라움과 부러움이 눈으로 보였다. 5분의 영상은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 초집중 되어,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지고 반짝였다. 역시 우리의 투쟁영상에 매료되지 않을 사람은 없다.
참석자들은 영상 속에 나오는 박경석 대표를 알아보기도 하고, 발표자인 내가 영상에서 쇠사슬을 감고 땅바닥을 기는 모습이 나오자 안타까움과 분노도 보였다. 영상이 끝나자 감동한 사람들이 일어나서 함성과 박수를 쏟아냈다. 우리의 5년의 광화문농성이 전달된 것이 느껴지면서 매우 가슴이 벅찼다. 사실 이럴 줄 알았다. 영상에 우리의 투쟁이 고스란히 반영 되었기에 영상을 더 상영 했으면 더욱 체감하고 전달력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제사회 속에서 협력을 통한 사회적약자의 인권을 강화하는 컨트롤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 또 한국의 자립생활운동을 전파함으로서 국제 단체들의 권리강화운동의 주체적 활동을 이끌어 내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의 운동이 자랑스럽고 그래서 더 열심히 투쟁해야겠는 각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