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월간노들바람 제72호
노들_ 하교하는 길 편집장 소진
1. 머리 우가 쿠루룽 한다.
아침 댓바람부터 엄마가 전화를 해서는, 어제부터, 하늘이 맑았다
쿠루룽하고 비가 쏟아지다가 등드리가 후끈할만큼 더웠다한다고.
‘자가 미z는갑다’라고 날씨 일러바치기에 여념이 없으십니다.
그래서야 되것나. 더 쿵쾅거려야제. 참말로 굵은 빗방울을 정신없이
퍼부으면서 쿵쾅거리는 하늘은, 저러다가 일백만년쯤 잠들어 있던
그랜다 이저가 폴짝 뛰어나올만큼 시끄러운 여름입니다. 모르죠. 또.
트랜스포머가 현실로 이뤄질지는. 노들봉고도, 가능하겠죠??
이렇듯 참으로 변덕스런 계절입니다.
머리 우가 팽팽 돌도록 땡볕만 내리쬐질 않나, 하늘이 무너지도록 비
가 오질 않나, 마른 하늘에 천둥번개가 치질 않나, 그러다 또 한번, 딱
좋을만큼의 햇빛과 바람을 주기도 하구요.
2. 단디 살아야 된다.
철없는 딸내미를 서울로 보내면서 엄마는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단디
살아야 한다고. 일찍 인나서, 밥 꼬박 챙겨먹고, 말끔히 입고 댕기라고.
마굿간처럼 방 어지럽히지 말고, 깨끗이, 단디 살아야 한다고. 이런
엄마의 바램과는 다르게, 집에서 밥 먹어본지가 가물하고, 방 곳곳에
쌓인 먼지는 시꺼멓게 달라붙어 걸레로 빡빡문질러야 지워질까 하고,
빨래통은 한가득 차고 넘쳐 널부러져있고, 나는. 술에 취해 걸음마를
배운 이래 제대로 걸어본 사람이 없는 것처럼, 어느날 밤을 또, 기어들
어가면서 살고 있습니다.
3. 노들바람 72~73호는,
2007년, 상반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Ⅰ(교사편)을 이어, 다음
호는 Ⅱ(학생편)으로 이어집니다. 궁금하잖아요. 그대 어찌 사는지.
너무 좋잖아요. 이 시간을 같이 살아 간다는게. 비록 비루한 우리의
삶일지라도, 살아 움직이는 지금이순간이, 소중한 그 때가 되기를 바
랍니다.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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