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여름 111호 - [나는 활동보조인입니다] 우연히 찾아온 인연

by 노들 posted Oct 1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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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활동보조인입니다]
우연히
찾아온
인연-

윤지민 |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판에서 ‘근로지원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지민입니다. 좋아하는 것은 낮잠 자기와 게임입니다. 싫어하는 것은 더위와 동생의 심부름입니다. 언제나 들고 다니는 물건이 많아서 배낭을 메는데 친구들은 그 가방을 만화에 나오는 도라에몽의 주머니 같다고 말합니다. 

윤지민 씨 얼굴

안녕하세요? 위의 자기소개와 같이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판에서 정소영 선생님의 ‘근로지원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지민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근로지원인’이라는 제도조차 몰랐습니다. 저랑은 상관없는 일이기에 들어본 적도,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그 당시 직장이 강원도에 위치한 리조트였기 때문에 병행할 수가 없었습니다. 리조트를 퇴사하고 급하게 아르바
이트를 알아보는 중에 잠깐 다른 데서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매출 하락으로 그곳마저도 다닐 수 없게 되어, 아르바이트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리고 여러 군데 지원하고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그때 우연히 연락이 왔습니다. 처음에는 02지역번호로 전화가 와서 카드회사의 전화라는 생각에 받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의 사무국장님이 문자를 넣어주셔서 그제야 통화를 하여 설명을 듣고 센터 판의 정소영 선생님을 소개받아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처음에는 회사 주소도 잘못 알려주셔서 중간에 헤맸지만, 다행히 도착하여 면접을 보고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어색하였습니다. 이쪽 계통 일을 접해 본 것도 아니고, 아는 사람도 주위에 없어서 도대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감도 제대로 안 잡혔습니다. 그리고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광화문광장에서 시위하였을 때는 정말로 저에게는 특별했습니다. 시위하는 모습을 본 적은 있어도 내가 그곳에 참여한 적은 없었고, 시위에 대한 무지로 걱정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직접 참여하고 몸으로 느끼는 것이 최고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시위하면서 저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먼저 장애인수용시설의 폐해를 알았고, 두 번째로는 부양의무제의 존재를 알았습니다. 저는 한 부모 가족이라 나라에서 지원을 받고 있는데, 소득이 일정 기준 이상이 되면 지원받는 것에서 제외된다고 이야기를 들었을 뿐 왜 그런 것인지는 몰랐습니다. 그러던 중 한 번은 야근이 잦아 월급을 많이 받게 되었던 달이 있었는데, 바로 그다음 달에 소득이 잡혀 지원이 중단된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그 이후로 언제나 적정 수준까지 월급을 받을 수 있게 계산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돈을 버는 것에도 왜 제한이 있어야 하는지 너무나 답답하였습니다. 이제야 부양의무제 때문에 나는 이러한 제한을 받고 있다고 생각을 하였고, 지금까지도 부양의무제에 묶여 있는 게 제 현실입니다. 이것은 장애인뿐만이 아니라 나라에 지원을 받는 모든 사람이 겪고 있습니다. 이제는 부양의무제로 인한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게 폐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제가 하는 것은 주로 사진 정리나 이동 보조, 인권교육 보조 정도입니다. 다른 일은 시키는 일만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인권교육 보조가 제일 난감하였습니다. 교육에 참여하시는 이용자분들 중에는 장애가 심하여 음성언어를 할 수 없는 분이나, 한글을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안 되어서 힘들었습니다. 특히 저는 눈치가 빠른 편도 아니므로 이용자분들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아무리 몇 번을 들어도 잘 몰라서 인권교육 강사님이나 다른 분들의 말을 통해서 조금씩 이해했습니다. 지금도 의사소통을 잘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약간의 노하우를 배워 아주 조금이지만 이야기를 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이제 일을 하기 시작한 지 3개월이 약간 넘은 상황입니다. 모든 일이 새롭고, 익숙하지 않아 어색하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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