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봄 110호 - 함께 소리쳐요! 우장창창!!

by 노들 posted Jul 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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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소리쳐요!
우장창창!!


영희 | 휴직 교사. 두 아이의 아빠가 되고 나서 좀 더 예쁜 세상을 꿈꾸고 있다. 최근, 하던 일을 휴직하고 전업주부가 되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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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영희와 동건이, 동원이



와! 정말 오랜만에 『노들바람』에 글을 씁니다. 영광이에요. ^^


작년 여름, 인터넷 공간을 제법 시끌시끌하게 했던 “우장창창”이라는 곱창집 사건을 혹시 기억하시나요? 저는 예전에 부동산을 할 때 이 가게를 얻어주게 된 일이 계기가 되어 2013년부터 맘상모(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라는 단체에서 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불합리한 임대차 제도 때문에 ‘가게’라는 삶터를 잃고 쫓겨나는, 임차상인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곳이지요.


우장창창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아주 평범한 가게였습니다. 아침에 커피 한잔하거나, 점심 때 맛있는 밥을 먹으러 가는, 혹은 저녁 때 친구들과 술 한잔하는 그런 수많은 가게들처럼요. 그런데 이런 평범한 가게들이 사실은 항상 커다란 위험에 놓여 있었어요. 임차인의 권리라고는 전혀 없다시피한 법과 제도 때문에, 그야말로 임대인의 한마디에 삶이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거죠.


우장창창도 마찬가지였어요. 여러 가지 이유와 과정들이 있었지만, 결국 법과 제도가 조금만 더 임차인들의 권리를 보호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사건이었죠. 힘들고 지난했던 투쟁은 많은 분들의 응원과 연대로 결국 잘 마무리 되었고, 이 과정에서 우장창창을 비롯한 많은 임차상인들은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해 더 많은 고민들을 하게 되었답니다. ^^


‘남 일 같지 않은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사실은 그 일이 제발 ‘남의 일’이기를 바라는지도 몰라요. 일터에서 쫓겨나는 사람들의 얘기도, 집이나 삶터에서 쫓겨나는 사람들 얘기도, 복지제도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얘기도. 그리고 삶과 안전, 생명을 보호받지 못하고 오히려 누군가에게 송두리째 빼앗겨버린 사람들의 얘기두요.


하지만 제발 ‘남의 일’이기를 바랬던 그런 일들은 나, 혹은 내 주위에서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맘상모의 임차상인들도 그랬어요. 그리고 막상 일이 닥쳤을 때 주위를 둘러보았고, 생각했지요. “어디 도움을 청할 곳이 있을까? 혹시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은 없을까? 그 사람은 어떻게 헤쳐 나갔을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하구요.


그렇게 모였고, 함께 하나하나 바꾸어 나갔습니다. 삶을 빼앗겼을 때, 누구도 나에게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을 때, 모두가 법적으로는 문제없는 거 아니냐며 사실상 삶을 포기하라고 할 때, “이런 세상은 바뀌어야 한다.”고, “남 일이 아니
야.”라고 생각하는 비슷한 처지의 임차상인들, 그리고 노들야학과 같은 든든한 친구들이 말이에요.


참 이상한 세상이에요. 상인이 장사하고 싶다고 싸우고, 농민이 농사짓고 싶다고 싸우고, 노동자가 일하고 싶다고 싸우고, 그리고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싸우는. 그저 맘편히 장사하고 싶은 것이 소원인 상인들이 걸어가는 길에는 함께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자국이 있습니다.


맘상모가 천천히 걸어가며 배우고 있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상인들이 맘편히 장사할 수 있는 세상과 모두가 맘편히 살 수 있는 세상은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맘상모가 연대 활동을 하며 주문처럼 되뇌는 시를 하나 소개하며, 우장창창 이야기를 마칠게요.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노들을 비롯한 함께해 주신 많은 분들께, 우장창창 사장님과 맘상모 회원들의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참, 노란들판에는 특별히 고맙다는 말을 따로 남기고 싶네요. 지금 이 시간에도 또 다른 우장창창, 또 다른 맘상모, 그리고 또 다른 노들이 싸우고 있겠죠? 자주, 그리고 오래 만나요!!
곳곳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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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우장창창 앞에 모인 노들 사람들



“연대의 한길로”
(원작 : Airsoyoung, 번역 : 영희)


내가 한자리에서 쫓겨날 걱정 없이 장사할 수 있는 권리와
작고 오래된 단골집을 가질 권리가 만날 때,
건물주 눈치 안 보고 가게를 꾸밀 수 있는 권리와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 가게를 가질 권리가 만날 때,
건물주에게 영업방해를 당하지 않을 권리와
다양한 소수자들이 차별당하지 않을 권리가 만날 때,
가게에서 쫓겨나지 않을 권리와
집과 거리와 직장에서 쫓겨나지 않을 권리가 만날 때,
권리금을 약탈당하지 않을 권리와
크나큰 자본에게 착취당하지 않을 권리가 만날 때,
우리는 멀리 있지 않아요.
‘따로 또 함께’ 연대하며 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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