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 월간노들바람 제63호
질긴놈이끝내승리한다! 편집장 우욱.
학교서 활동하는 동아리방(알기)에 안 어울리게도 화분이 하나 생겼습니다. 봄맞이 용이라며,
후배가 거금 5,000원을 들여 구입했다고 합니다. 그 녀석은 화분의 이름을 partisan(빨치산,
동지)으로 정하고 화분과 함께 구입한 분무기는 spirit(근성)이라고 정하였답니다. 근성으로
동지들을 키우겠다나 뭐래나.(-,-;)
잠이 안 오는 봄날의 밤을 어찌 보내누 고민하다, 사무국에서 빌려(?)온‘버스를 타자’를 무심히
틀어 봅니다. 3년 전부터 이맘때(420)면 세미나다, 영상제다, 교양이라는 등의 명목으로 줄 곳
보아왔지만, 언제나 그랬듯, 지금도 여전히 가슴을 뜨겁게 달구어 주더군요.
2001년 당시엔 이런 생각 했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당연히 주장해야지, 열심히 투쟁을 해야지,
그런데, 자본의 논리로, 이윤의 경제학으로 점철된 이 사회에서.......
상품화 되지 못하는 노동력을 가진 장애인들의 주장이.......
과연 씨알이라도 먹힐까?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회의감을 버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 사회도 그랬을 것입니다.
쟤네들, 사람이 몇 명 죽으니 저러나 보다, 조금 지나면 잠잠해 지겠지.
장애인들이 해봐야 뭘 하겠어. 그냥 집에나 있지, 등등의 무관심과 빈정거림.
하지만 저의 의심, 사회의 비아냥거림을 무색하게도
그/그녀들의 끈질긴 싸움은 전국의 지하철역에 승강기를 만들어 내었고,
타협 없는 저항은 서울시내 곳곳에 저상버스를 다니게 만들어 냈습니다.
지하철을 멈추고, 버스를 멈추고,
자본을 멈추는 투쟁으로 얻어낸 결과입니다.
지금 시청 앞에선 중증장애인들의 자립생활, 그리고 생존이 걸린‘활동보조인제도화’를 위한 무
기한 농성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황사의 모래바람과 꽃샘추위의 비바람 속에서도 질기게 투쟁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그 옆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본조건인 교육권을 확보
하기 위한 단식농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매순간이 지옥과도 같은 굶주림과 정부의 무관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질기게 싸우고 계십니다.
모두가 420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열심히 투쟁하고 있습니다. 질기게 말이죠.
질긴 놈이 끝내 승리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승리의 역사가 이를 증명해줍니다.
우리 노들도 질기게 싸우고, 질기게 공부하고, 질기게 술 마시고, 질기게 놀아봅시다.
질기게 살아봅시다.
자, 노들인 여러분 근성입니다!
노들바람 제63호 보기 ▶ 노들바람 63호.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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