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야 같이 놀자]
변화를 보다
송무림 | (사)노들 소속 활동가이며, 응급알림e 서비스담당, 편의시설개선 자조모임을 맡아 활동 중. 일도 건강도 잘 챙기면서 추운 겨울 잘 이겨내야겠다. 아 추워~
지난 3년여 동안 자조모임에서 편의시설 모니터링을 하였습니다. 지하철역, 마로니에공원, 공공시설, 상점, 그리고 민원 접수와 국가인권위 진정, 편의시설모니터링 전시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했네요.
<지난 활동들> 2013년도: 인근 지하철역과 주 환승구간. 마로니에공원 조사, 편의시설모니터링전시회 2014년도: 국가인권위 진정활동, 마로니에공원 객석 및 장애인화장실 기자회견 2015년도: 공공시설을 비롯한 상점 조사, 민원접수 및 인권위진정, 편의시설모니터링전시회 |
그 동안의 조사 활동을 토대로 올해는 출입이 어려운 장소를 발굴하고, 우리의 힘으로 직접 개선해 나가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하게 된 이유는 크게 2가지였습니다. 첫째, 편의시설 설치가 안 되어 있어 접근이 어렵고, 장애인들이 사회 활동 및 참여에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둘째, 작년에 모니터링 조사를 하여 민원 접수를 하였지만, 전체 10곳 중에 2곳만이 변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대학로에는 상점들이 많지만 정작 장애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었습니다. 모든 상점들을 개선처로 삼을 수는 없지만, 출입구가 계단(턱)이 1~2개인 곳이라면 적은 비용으로 개선이 가능하였습니다.
[2015년에 변화가 이루어 진 곳]
*롯데리아(턱 제거) > > >
*신한은행(추락방지턱 설치) > > > |
2016년 5월말의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출입이 어려운 장소를 발굴하였습니다. 맥도날드, KFC, 옷가게, 식당, 서점, 병원, 약국 등의 장소를 선정하였습니다. 발굴 작업에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상근자를 포함한 권익옹호활동가들이 참여하였습니다. 활동가들이 개선처를 한 곳 이상을 발굴하고 담당하여 개선 활동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발굴 활동 후에는 대상지에 찾아가 개선을 요구하는 직접 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첫 개선 활동의 시작은 맥도날드였습니다. 매장 전면에는 계단이 너무 많아서 뒷골목을 통해 들어가야 했습니다. 턱이 하나 있어 혼자서는 들어갈 수 없었고 매장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매니저에게 매장 이용의 어려움에 대하여 이야기하였고, 경사로를 설치해달라는 요구를 하였습니다.
그 다음에는 KFC를 방문하였습니다. KFC의 입구에는 턱이 두 개 있어서 장애인들이 혼자 들어갈 수가 없었기에, 이곳 또한 매니저에게 경사로를 설치해 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이 날 KFC에 오셨던 교장 선생님 또한 들어가지 못하고, 매장 밖에서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매장 직원의 도움을 받아서 들어갔던 영은 씨가 햄버거를 먹는 모습을 유리문을 통해 지켜보면서 말입니다.
6~7월에 걸친 개선처 발굴과 개선 요구 활동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매장을 방문하였습니다. 제안하고 부탁하고 법률적 위반 사항을 얘기하며 독촉도 해보았지만,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또한 개선을 요구한 대부분의 매장에 경사로를 놓기 위해선 건물주와의 협의가 필요했습니다. 개인 상점이 아닌 본사가 있는 곳은 설치를 본사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매장에서 아무리 설치 의사가 있어도 건물주가 반대하면 설치를 하기가 어려웠는데, 법적인 강제조항이 없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이에 노들센터에서 직접 본사와 싸움을 진행하기도 해야 했습니다. 민원 접수를 하고 직접 연락도 하면서 꾸준히 접촉을 하였습니다. 경사로가 속전속결로 설치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진행이 되고 언제 설치될 것인지 확실한 답변을 받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8월초 텐바이텐에 경사로가 설치되었습니다. 활동을 시작하고 첫 성과였습니다. 텐바이텐은 4번의 방문 후 변화가 만들어진 곳이었습니다. 방문할 때마다 ‘건물주와 이야기 중’이라고만 얘기하던 곳인데 갑작스런 설치에 살짝 놀랐고 또 좀 기뻤습니다.
그리고 농협에서도 변화를 보였습니다. 농협은 작년도 편의시설 모니터링 대상이었는데, 8월 말에 드디어 난간이 설치가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다 떨어질 위험성이 너무 높은 위험한 곳이었는데, 이제는 제법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11월이 되기까지 다른 곳에서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설치해주겠다고 했던 곳들도 미루거나 태도를 바꾸기도 하였습니다. ‘협의 중이다’, ‘설치가 되도 얼마나 오겠냐’, ‘안전사고의 문제가 있다’는 등의 핑계를 댔습니다.
11월 말 무렵, 오랜 기다림 끝에 맥도날드와 KFC에도 경사로 설치가 진행되었습니다. 맥도날드에는 건물 뒤 출입구에 경사로가 놓이고, KFC에는 매장 앞으로 안전바와 함께 경사로가 설치되었습니다.
이외에도 평원재 근처에 있는 경희부부한의원에서도 경사로를 설치해주셨습니다. 한의원입구에 경사로가 설치되자, 바로 옆에 있는 손만두집에서도 나무텍 공사를 하면서 경사로를 놓아주었습니다.
11월 말까지 총 6군데에서 장애인의 접근성이 개선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고, 아직도 개선해야할 곳이 많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변화가 반드시 더 큰 변화로 이어질 거라는 기대와 희망을 가져봅니다.
[편의시설 개선활동으로 인한 변화]
| 개선 전 | 개선 후 |
1. 텐바이텐 | ||
2. 농협 | ||
3. 맥도날드 | ||
4. KFC | ||
5. 경희부부 한의원 | ||
6. 고석환 손만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