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월간노들바람 제53호
노들을마주대할준비를하였는가? 편집장 알숙
기억을 마주대할 때는 약간에 준비가 필요하다.
따뜻한 봄볕을 정신 없이 즐기다가도 난데없이 불쑥 가슴 한 켠에 남아있던 정태수열사의 웃는 얼굴이 떠오를 때,
횡단보도에 드러누워 저항하시던 옥란동지에 몸짓이 떠오를 때, 이맘때쯤 떠나 보낸 인(人)의 얼굴이 떠오를 때,
그리고 봄이 시작될 무렵쯤 떠안게 된 상처들이 하나하나 생각날 때.... 한번쯤 물러서서 크게 심호흡하고,
허리를 곧게 펴서 주책없이 충만해지는 눈물샘을 막고, 목 울대의 떨림을 가라 앉혀야 한다.
부엌 한 켠에서 늘 썰던 양파를 썰다가 난데없이 불쑥 마음속에 살며시 담아둔 인(人)의 얼굴이 떠오를 때,
꾹꾹 접어두기에는 그 폭발력이 엄청난 친구에 너스레가 생각날 때, 아이 처럼 웃던 당신이 생각날 때....
한번쯤 물러서서 정신을 가다듬고 움직이던 손발을 멈추어서 웃다가
칼에 손을 베이거나 그릇을 엎질러 버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불쑥 불쑥 찾아오는 모든 기억에게 우리는 그만큼의 준비를 해야 한다.
한 달에 한번 어김없이.... 그러나 불쑥 찾아오는 노들 바람을 마주대할 때 역시 준비가 필요하다.
노들 바람을 받아들고, 노들에 기억이 떠오를 때
우리는 지로용지와 검정 펜을 준비해야 한다.
노들을 먹여 살리는 힘은 당신 추억에 기댄 지로용지와 지로용지에 기댄 노들의 일상과 노들의 일상에 기댄
또 다른 추억이다.
노들이 아픔이라 하더라도 지로용지만은 잊지 말자.
한 달에 한번 노들바람과 함께 찾아가는 숙명과도 같은 지로용지. 우리는 이 숙명을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구? 설마 노들이 돈 만원 보다 하찮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불쑥불쑥 그러나 어김없이 한 달에 한번 노들 바람이 찾아 갈 것이다.
그러니 노들을 마주대할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란다. ^ ^
노들바람 제53호 보기 ▶ 노들바람 53호.pdf
- 이야기 구성 -
노들바람
[노들바람을여는창]
우리안의 이야기-노들의 일상
졸업
해오름
각반소식
시 <일년감사>
나의 자립생활기- 1편
<정태수상 이규식> "태수형"
<사랑하는 동생 태수에게> "태수야"
시 <숲>
정립 그 뜨거웠던 여름을 기억하라!
시 <새장안의 새>
우리 이렇게 살아요
<인물탐구> 2005 교사대표 홍
420장애 차별 철폐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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