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아 안녕]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아프락시스, 기타 등등
박지원
노들장애인야학 교사,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활동가

안녕하세요. 노들야학 신입교사 박지원입니다. 저는 노들야학이 있는 건물 5층에서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활동가로도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 지하철 선전전을 만나고 장애운동을 알게 되었는데요, (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한 트럭이니 생략할게요.) 그때부터 연대하는 시민으로 기웃대다 활동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홍은전 작가님의 책 『그냥, 사람』에는 이런 문장이 있어요. “어떤 앎은 내 안으로 들어와 차곡차곡 쌓이고, 어떤 앎은 내가 평생 쌓아온 세계를 한 방에 무너뜨린다.” 저에게 장애운동은 후자였습니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송두리째 울렁이는 경험, 뒤통수를 맞은 듯 얼얼하고 번쩍이는 순간들. 지난날 나의 알량한 자만심들이여… 그 모든 감각들이 저를 계속해서 부끄럽게 만들었는데도 이상하게 싫지 않았어요.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프락시스. 장애운동은 나에게 .. 아 프 락 시 스 ?!?!?!
그렇게 장애운동의 매력에 빠져 활동을 시작하면서 투쟁 현장에서 당사자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지만 짧은 만남으로는 어떤 걸 좋아하는지, 어떻게 살고 계신지 같은 이야기들은 나누기 어려웠어요 더 가까운 자리에서 자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노들야학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답니다.
어릴 적 제 꿈은 선생님이었는데, 아, 안 하길(?) 잘했다~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어요. 내가 뭘 안다고 누군가를 감히 가르칠 수 있을까? 괜히 잘못하면 어쩌지? 걱정이 많았거든요. 장애운동 현장에 있으면서 “틀려도 괜찮고, 잘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지만, 저는 아직도 제 안에 있는 그 틀을 완전히 깨지는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노들야학에서 ‘같이 해보자’는 마음으로 일단! 시작해 보고 싶습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보다, 관계 맺으며 함께 배워나가는 시간을 기대하고 있어요.
복작복작, 시끌벅적한 노들야학에 가면 웃음이나요. 이제는 학생분들이 다음에 보자는 말 대신 수업 때 보자고 인사해주신답니다. 우하하마음먹은 지는 한참인데, 참관을 한 세월 하느라 늦어졌습니다. 드디어 ‘신입교사’라고 인사드릴 수 있게 되어 참 기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