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가을 143호 - [2025년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420을 돌아보며 -지하철 투쟁과 승객, 그리고 사회 / 오노자토 료

by 루17 posted Oct 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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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25년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420을 돌아보며 

 -지하철 투쟁과 승객, 그리고 사회

 

 

 

 오노자토 료

일본 도호쿠대학 대학원 박사과정. 한국 장애인운동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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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4월 2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ʻ장애인차별철폐의 날ʼ 행사 둘째 날, 4월 21일 오전 7시 30분,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혜화역에 서 있었다. 일본 대학원에서 전장연의 투쟁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뉴스와 SNS를 통해 보아왔던 ʻ지하철 행동ʼ의 현장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혜화역 승강장에 도착하니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영상으로 볼 때와 달리 현장에 가보니 역시 달랐고, 상황에 압도될 뻔했지만 야학 교사들이 함께해 주어 큰 안도감을 느꼈다. “특정 장애인 단체는~”라는 역 내 안내 방송과, 그에 맞서 외치는 참가자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잠시 후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는 시위가 시작되었다. 나는 그때의 광경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장애인도 지하철 타게 해주세요”라고 외치며 스크린도어 앞에 모여드는 활동가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승객들. 의아한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었고, 어딘가 슬퍼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사진을 찍는 이도 있었으며, 분노를 참지 못하고 활동가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사람도 있었다. 언론은 흔히 전장연 투쟁 현장에서 벌어지는 이런 ʻ혼란ʼ의 장면을 강조한다. 지하철이 몇 분 지연됐는지, 그로 인해 출근길이 얼마나 방해받았는지, 부상자나 연행자가 몇 명 발생했는지 등이다. 

 

  활동가들의 외침과 승객들의 욕설, 그리고 탑승을 막으려는 공사의 강경한 대응이 뒤섞여 현장은 분명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나에게 지하철 투쟁은 연구실 책상에서 영상을 볼 때도, 직접 현장에 서 있었을 때도 단순한 ʻ혼란ʼ의 무대가 아니라, 사회가 장애인의 권리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가 드러나는 무대였다.

 

  전장연뿐만 아니라 시위나 투쟁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든 타인의 일상에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고, 그렇지 않다면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도 할 수 있다. 다만 그 영향을 ʻ불편ʼ 이나 ‘민폐’로 볼 것인지, ʻ권리ʼ 로 볼 것인지, 아니면 ʻ연대ʼ의 기회로 볼 것인지는 시대와 사회,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현장에 함께한 시민들, 정치인, 언론의 태도는 그 사회가 해당 사회문제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지하철 행동 현장에서 승객들이 내뱉는 욕설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스크린도어 앞에 멈춰 선 휠체어 활동가를 향해 “지하철을 타고 싶으면 (스크린도어 앞이 아니라) 더 안쪽으로 들어가라”는 말이다. 하지만 전장연이 외치는 것은 ʻ지금 이 순간 지하철을 타자ʼ는 요구가 아니라, 어떤 신체적 조건을 가진 사람이든 신체적 위험에 노출되거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지하철을 계속 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통을 직접 경험하는 당사자의 목소리만으로는 부족하다. 여론이 그것을 ʻ당연한 사회의 과제ʼ로 인식하고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 

 

  활동가들의 절실한 외침은 과연 승객들에게, 그리고 사회에 닿았을까. 전장연의 지하철 투쟁이 ʻ불편ʼ이나 ʻ혼란ʼ이라는 말로만 쉽게 소비되지 않고, ʻ권리ʼ와 ʻ연대ʼ라는 언어와 함께 이야기되는 사회는 과연 가까이에 다가와 있을까. 나는 전장연의 투쟁을 연구하면서 동시에 그런 사회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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