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단일기 】
쓰리고에 피박을 면하려면 생활수학
임영희 | 동건이랑 유리랑 살고 있음. 뽀뽀와도 곧 함께 살게 될 예정. 이 사람 저 사람 다 살기 좋은 세상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노들야학과 함께하고 있음.
사진 : 분명히 수업 시간임. 학생들이 활동보조인과 함께 화투장을 들고 있다.
“영은이가 14점 났는데, 흔들었고 쓰리고다. 준수는 피박, 유리는 피박에 광박이다.
각각 얼마를 내야 할까?”
노들야학 생활수학 2반의 모습입니다. 생활수학은 <생활에 필요한 수학을 배워서 익히자>라는 모토로 노들야학에 도입된 지 몇 년 안 된 과목입니다. 주로 청솔2반에서는 “내 밥그릇 잘 챙기기 위한” 목표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죠. 계산 못해 손해 보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는 것이 담당 교사의 욕심이구요.
“시장 보고 거스름돈 잘 받기”와 같은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복숭아 5키로 한 박스를 사왔는데, 5키로가 맞는지 궁금해. 한번 달아보자.”, 뭐 이런 것들을 함께 공부하고 있답니다. 계산기를 익숙하게 사용하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구요. 이번 학기엔, “게임을 통해 숫자 배우기”도 함께하고 있는데, 화투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어요. 화투장들이 의미하는 숫자와 뜻도 함께 공부하고, 화투를 이용한 대표적인 놀이들을 배우고 직접 실습했지요. 대다수의 학생들은 화투를 이용한 게임이 처음이었더라구요. 몇몇 학생들은 인터넷에서 해 본적이 있다고 해서 함께 해봤는데, 인터넷 게임은 정말 빠르고 정신이 없어서 조금 시간이 걸리면 ‘빨리빨리해~’ 이런 멘트가 바로 날아오더라구요. 노들의 속도와 맞지 않아요~ ㅋ
화투를 공부하는 수업은 총 5번에 걸쳐 진행되었어요. ①화투란 무엇인가? ②화투의 기본 민화투 ③민
화투 실습 ④새로운 게임-고스톱의 복잡성과 다변성 ⑤고스톱 실습, 이렇게요. 화투의 그림들이 의미하
는 것들을 배우고, 숫자를 외우고.
우와! 생각보다 학생들이 열심히 집중하고, 수시로 눈이 번뜩인다 싶었는데, 우우와와!! 민화투 실습하
는 날이었어요. “차O 학생”의 눈이 정말 반짝거렸어요!!!! 일 년 넘도록 같이 수업을 하면서 처음 보는 모
습이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이렇게 고도의 집중력을 보이다니. ㅜㅜ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항상 새로움
과 설렘으로 지루함이 파고들 틈이 없는 노들야학 교사생활이지만, 이런 감동은 실로 오랜만이더라구요.
고스톱 실습을 하던 날도 그랬습니다. 예로만 들던 일이 실제 상황이 되어 버렸지요. 정이가 대박이 났습
니다. ^^
“29점에 쓰리고. 기훈이는 광박, 준수는 피박에 광박!”
계산을 하며 흥분해 하던 정이의 모습, 역시 감동이었습니다. ^^
이렇게 늘 새로운 에너지들로 충만한 청솔2반 생활수학!! 학생들의 열정과 에너지에 박수를 보냅니다.
모두들 계속 파이팅 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