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들판의 책모임 첫 발을 내딛다
『지금이 나는 더 행복하다』를 읽다
고수진 | 지난 8월, 노란들판에 입사하여 5번 째 달을 보내고 있다. 조그마한 손을 분주하게 움직이며, 디자인을 아주 잘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고 무엇보다 사려 깊은 디자인을 하고 싶은 디자이너이다.
2015년 노란들판에는 세 명의 비장애인 입사자가 있었다. 새신랑 주훈 씨와 평균연령을 확 낮춰버린 막내 성희 씨, 그리고 사회적 기업에서 디자인을 하고 싶었던 나. 이렇게 박경석 교장선생님의 책 『지금이 나는 더 행복하다』의 지난 책모임 후기를 쓰게 되니 서울잡스에서 노란들판의 채용 공고를 봤던 순간과 장위동에 면접을 보러 갔던 날, 석관동으로 첫 출근을 하던 날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른다.
사실 노란들판에 입사하기 전까지 노란들판은 물론이고 노들에 대해서도 아는 게 없었다. 노란들판에서 맞이한 첫 달. 박경석 교장선생님의 사인이 담긴 『지금이 나는 더 행복하다』를 받았다.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횡행하는 세상에 사인 위에 쓰여 있던 “우리가 희망의 근거입니다.”라는 말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책으로 신입 입사자들을 위한 노란들판의 첫 번째 책모임이 시작되었다.
노란들판에 와서 “처음” 들어본 단어가 참 많다. 나는 비장애인이라는 표현도 익숙하지 않았었고 이렇게 많은 장애인 단체가 있는지도 몰랐다. 야학도 노들도 처음에는 모두 낯설었다. 그 모든 실마리가 되어줄 이 책의 책모임에는 정팀장 님과 영인 씨, 올해 입사자 세 명이 함께했다. 정팀장 님은 EBS ‘지식채널e’에 나온 노들의 이
야기를 소개하였고 나머지 네 명은 책의 일부분을 맡아 자신이 읽은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며 한 권의 책을 함께 나누었다. 함께 책을 읽고 궁금한 것을 질문하며 서로 나누니 우리가 함께 있는 이 장소의 의미가 더욱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책모임을 통해 나는 “우리”가 “희망”의 “근거”가 된다는 말에서 “희망”을 느낀다. 이제 시작하는 첫 걸음이지만 확실한 방향을 향해 내딛는 기분이다. 올해의 마지막 달을 보내는 지금, 노란들판에서 맞이할 내년을 기다리며 나의 작은 각오를 함께 남기고자 한다. - 내가 걸어온 길이 아름다워 보일 때까지 난 돌아오지 않을 거야. - (이병률의 『끌림』) 12월 17일에 열릴 두 번째 책모임이 더욱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