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3급도 활동지원 대상' 파기, 장애인계 분노

by (사)노들 posted Aug 2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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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3급도 활동지원 대상' 파기, 장애인계 분노

"다시 복지부 장관 집 앞으로 찾아가자" 목소리 높여
복지부 약속 담은 공문 불태우며 항의
2014.08.22 20:4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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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가 올해부터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신청자격을 3급으로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파기하자 장애인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장관 문형표, 아래 복지부)가 올해부터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신청자격을 3급으로 확대하겠다고 한 약속을 파기하자, 장애인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는 22일 늦은 2시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활동지원 신청자격을 3급으로 확대하는 시기를 약속과 달리 내년으로 못 박은 것에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지난 8월 5일 국무회의를 통해 의결한 '사회보장 기본계획('14~`18)'에서 현재 2급까지로 제한된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을 3급으로 확대해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시기를 2015년부터라고 명시했다. 이는 지난 4월 말 공문을 통해, 그리고 5월 초 면담한 복지부 장관의 약속을 파기한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활동지원 신청 자격의 3급 확대 시기를 2015년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장애등급심사에서 3급 판정을 받아 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조차 할 수 없던 송국현 씨가 홀로 있던 집에서 화재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장애인계는 복지부 장관의 사과와 활동지원 신청자격 폐지를 올해부터 시행할 것을 요구하며 복지부 장관 집 앞에서 집회와 1인 시위를 하는 등 투쟁을 이어왔다.

 

이에 복지부는 활동지원 신청자격 폐지 시기를 앞당기는 문제와 관련해 지난 4월 29일 전장연 측에 공문을 보내 "금번 불행한 사고를 계기로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금년 내에 시행하기 위해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5월 9일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와 면담한 문형표 장관은 "활동지원 신청자격 폐지를 올해부터 시행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장관으로서 책임지고 하겠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8월 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사회보장 기본계획'에서는 복지부 공문과 장관의 발언을 통해 했던 약속을 모두 파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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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복지부로부터 온 공문을 직접 읽으며, 복지부가 파기한 약속 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송국현 씨의 화재사망이 있고 나서 26일 동안이나 복지부 장관을 쫓아다니며 투쟁해서 받은 게 이 공문을 통한 약속이었다"라면서 "하지만 이제 와서 이들은 기획재정부가 반대해서 안 되니 내년부터 하겠다고 한다"라며 복지부의 무책임함을 질타했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최재민 활동가는 "어제 있었던 (장애등급제 폐지 후 대안에 관한) 토론회에 나온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 안에서도 이상적 논의가 있지만, 복지부의 역할은 그런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줄여가는 것'이라고 발언했다"라면서 "그들의 현실이란 결국 예산 문제를 이야기하려는 것일 텐데, 복지부는 진짜 '현실'의 문제를 보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최 활동가는 "안정적인 활동지원에 대한 요구에 정부는 고작 '소방서와 연계한 24시간 안전 서비스'를 말하고 있다"라면서 "그러나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그저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에 불과하지 않다. 우리도 인간다움을 실현할 수 있는 삶을 원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규식 소장은 "복지부는 송국현 동지의 죽음을 헛되게 만들고 약속을 깡그리 무시했다"며 "우리가 다시 복지부 장관 집을 찾아가 1인 시위든 뭐든 계속해야 할 것 같다. 모두 함께 하자"라고 호소했다.

 

이어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대형 골판지에 출력해 온 복지부의 약속이 담긴 공문을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러나 공문이 채 다 타기도 전에 경찰은 사고의 위험이 있다며 소화액을 뿌려 불을 꺼버렸다.

 

이에 참가자들이 "공문 하나 태우는 거 위험하다고 잽싸게 와서 꺼버리면서, 왜 송국현이 불에 타 죽을 때는 막지 못했냐?"라며 경찰의 과잉 대응에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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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복지부의 공문을 밟고 지나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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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타다 만 복지부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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