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 월간노들바람 제30호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들… 불수레반 이정민
얼마 전, 나는 어린이 대공원에서
불수레반의 휴학생 은희 씨를 만났다.
작년만 해도 배가 불러 휠체어에 앉아있던 그녀였는데...
어느샌가 배가 홀쭉해졌다.
그리고 무릎에는 천사같은 아기가 고이 잠자고 있었다.
남편은 휠체어를 밀고 있었고, 그들 부부의 얼굴은
행복을 배부르게 먹은 사람들의 표정이었다.
나와 그녀는 너무 반가워서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그러나 나의 눈길은 아기의 모습을 따라가고 있었다.
양해를 얻고, 나는 아기를 꼬옥 품에 안았다. 아주 조심스레...
아기는 새털처럼 가볍고, 초록 풀들의 향기가 났다.
앗찔...! 갑자기 나도 아기가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어짜노...
하지만, 그것도 순간!
아기를 키우는 것은 귀찮다는 생각이 드는 걸???
난 역시 아기 엄마가 될 자격은 없나보구나. --;;
다시 아기는 엄마 품안에서 심장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든다.
기도해주고 싶다.
그 장애인 부부에게 모든 어려움이 비껴나가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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