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0월 월간노들바람 제23호
노란들판으로 보내는 편지
정숙누님께
전쟁같은 밤일을 마치고 난
새벽쓰린 가슴위로 차가운 소주를 붓는다.
아
이러다간 오래 못가지 이러다간 끝내 못 가지...
정숙누님, 지금은 어디에 계시나요.
벽제 화장터 어느 강가에서 떠들고 계시나요.
아직도 하늘나라로 올라가시는 것이 아쉬워서 정립전자의
작업장에서 하루일과에 지친 몸덩이를 부여안고 계시는지요.
정숙누림,
장애 때문에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한 차별의 무게를 덜어내
려고 40이 넘은 나이에 청솔반 과정을 시작하셨지요... 더하기
빼기가 더디고 힘들었지만, 읽기와 쓰기가 느리고 틀렸지만,
잔업이 있으면 잔업 마치고 늦게라도 참석하려고 노력하고,
수업시간은 절대 빠지지 않고... 당신이 가지는 특유한 성실함
으로 열심히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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